폰테크당일 추웠던 탄핵 광장에서···기억해야 할 우리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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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1-30 14:25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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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 낮에 찾은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 건물 4층의 들다방 입구에는 커다란 그림 두 개가 걸려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밤부터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지난 4월 4일까지 광장의 모습을 집대성해 표현한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계엄 이후의 광장에 얼마나 다양한 시민이 모였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구성원들이 직접 제작하고 계엄 1년을 즈음해 전시한 것이다. 이들은 전시를 알리며 “우리의 연대를 기억하고 앞으로 걸어 나갈 길을 같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 11월 2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임 구성원 중 이름(활동명·41), 모자(활동명·44), 서원(43)에게 계엄 이후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앞으로 이어져야 할 광장의 연대란 어떤 것인지 들어봤다.
광장의 모습을 판화 그림으로 남기기로 한 때는 헌재의 탄핵 사건 선고 당일이었다. 판화는 1980년대 권위주의·독재정권에 대항한 민주화운동 흐름과 함께 민중미술의 한 방법으로 많이 활용됐다. 먼저 광장에 있던 수많은 장면 중 그림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압축해 담는 작업이 필요했다. 광장 속 각자가 서 있던 위치에서 어떤 것을 인상 깊게 봤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의견을 모았다. 그중 그림에 넣을 장면을 정하고 밑그림을 그렸다. 밑그림에 맞춰 나무로 판화 틀을 만든 뒤 그 틀에 잉크를 묻혀 천에 그림을 찍었다. 제작에 한 달 정도가 걸렸다.
20여장을 찍어 광장에서 함께했던 단체들에 전달했다. 이번에 전시한 두 개의 그림은 판화로 찍은 것과 밑그림을 채색한 것이다. 모자는 “계엄 1년 즈음에 어딘가에 그림을 걸어 다시 광장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 들다방에서 제안을 해 전시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름은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요구사항, 광장에서 나눴던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전시하게 됐다”며 “뭔가를 기념하는 행위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돼야 하지만, 광장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우리 스스로 말하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계엄 이후 광장에 모인 사람은 그 수도 많았지만 관심사와 특성이 다양했다는 게 특징이었다. 시민들은 계엄 반대와 탄핵 촉구를 함께 외치면서 공동체 감각을 느낀 것에서 나아가 성별과 세대의 경계를 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로 활동을 이어갔다. 2030 여성을 중심으로 한 ‘말벌 동지’들은 하청노동자와 해고노동자, 장애인 등이 투쟁하는 현장에 순식간에 뛰어갔다. 서로의 문제를 공감하고 이해하며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모습이었다. 그림에도 이런 장면들이 담겼다.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노동자들,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정리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들, 외국자본의 한국공장 철수와 함께 해고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과 이들에 연대하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광장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무엇보다 나에게 변화를 주는 경험이었다. 모자는 “모르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 평소에 그냥 무시하거나 지나칠 수 있었던 이야기들도 계엄을 막는다는 같은 목적으로 나온 광장에서 하니까 서로 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회문제에 대한) 개인의 불안함으로 끝나지 않고 함께 싸우고 있다는 공동체감을 느꼈다”고 했다. 서원은 “서로 다른 개인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한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것 같았다”며 “광장에서 인상적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애초에 내 생각인지, 옮아온 것인지 헷갈린다고 말할 정도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영감을 얻고, 다양한 주체가 모여 함께 영향을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이전 집회보다 입체적이었다”고 했다.
이름은 “계엄이나 탄핵이 아니라 만약 다른 의제라면 나와 반대되는 입장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이 이전의 집회와 달랐다”며 “그런 다름을 서로 감내하면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하는 지점이 있다는 절실함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특히 이름은 “서로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한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개발사업, 팔레스타인, 이주노동자의 문제가 멀리 있는 문제, 남의 문제, 급하지 않은 문제로 여겨지곤 한다”며 “하지만 광장을 통해서 우리가 서로 직접 지키고 있다는 것, 내 생존과 존엄이 다른 사람의 생존, 존엄과 연결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느낀 것”이라고 했다. “(이 경험이) 흐려지기 전에 좀더 선명하게 이어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하지만 계엄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계엄의 진상규명과 책임추궁 절차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계엄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없다. 모자는 계엄 이후 빠진 ‘뉴스 중독’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뉴스를 보고 쪽잠을 자다가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일어나 뉴스를 보는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자는 “여전히 뉴스를 많이 보고 있다. ‘이게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는구나’ 싶고, 일부는 해결됐지만 일부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서원은 “큰 틀에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고, 여전히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마음을 놓기가 힘들다”고 했다. 이름도 “정부의 정상화가 큰 소란 없이 이행된 게 다행이기는 하지만 사법적·행정적으로 정의가 실현되고 있는지, 그것이 충분한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과 아쉬움이 있다”며 “한국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한순간의 위기를 넘기는 것뿐만 아니라 책임을 묻는 절차가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지금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내란 종식’이라는 구호 앞에서 다른 의제들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1년이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공농성을 하고 있고 혐오와 차별, 불평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대의 힘은 줄어들었다. 이름은 “대선 직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노동자 김충현씨 산재 사고, 한 달 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집중단속에서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문제같이 누가 살고 죽는 문제들이 있는데 왜 시급하게 다뤄지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서원은 “대선을 치렀지만 이후에 광장의 목소리가 정치화되는 데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원은 “보통 위기 상황에서는 시급히 상황을 정상화할 수 있는 유력한 힘에 몰아주다 보니 상대적으로 진보 의제를 갖는 후보들에 덜 주목하게 된 것 같다”며 “광장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를 실제로 들었지만 결국은 정치화되지 못했고, 내란을 종식하고 국익을 우선하는 흐름 속에서 작은 목소리들이 묻혀가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야간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산재로 사망한다든지, 여러 가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다 그런(광장에 나왔지만 묻힌) 목소리”라며 “자본의 이익보다는 다양한 존재가 존엄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회,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존재를 착취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모자는 “광장의 이야기가 사회 전반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자는 “광장에서 ‘너의 이야기를 우리가 같이 나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게 굉장히 좋았는데, 국가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이유나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다시 (광장의 연대가) 흐려지는 상황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우리가 광장에서 같이 싸웠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는 기억을 다시 강화하고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또 “국가에 이득이라는 이유로 개발을 통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바뀌면 좋겠다”며 “자본의 이익만이 아니라 생태계와의 조화,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도 서로 이익만이 아닌 공존할 수 있는 가치관을 고려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림 군데군데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빈 피켓’을 든 시민들의 모습도 있다. 앞으로 함께 해 나가야 할 것들을 되짚어보고 구호를 채워 넣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름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림을 다시 살펴봤을 때 광장에 모였던 많은 의제와 투쟁 중 잘 해결돼 정리된 것이 사실상 거의 없었다”며 “지나간 일들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같이해 나가야 할 숙제의 목록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부다비, 카이로, 요하네스버그, 앙카라를 잇는 약 3만㎞의 일정을 마치고 오늘 아침 귀국했다. 정부 출범 원년에 이루어진 아프리카·중동 핵심국 방문을 계기로, 대통령은 ‘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빛의 혁명으로 탄생된 신정부가 안정(Stability), 조화(Harmony), 혁신(Innovation), 네트워크(Network), 교육(Education) 비전 아래, 중동과 한반도가 함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선언으로, 우리 대중동 외교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순방은 이를 토대로 평화·번영·문화 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G20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우리의 비전을 재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
첫번째 협력 축은 평화다. 대통령은 지역 및 국제 평화를 위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집트와 튀르키예에서는 가자 휴전 중재 주도국인 이들의 역할을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노력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는 아크부대 파병이 양국 관계 발전을 견인하며 ‘백년 동행’을 이끄는 핵심 축임을 재확인했고, 방산 협력 역시 확대하기로 했다.
둘째는 번영이다.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가 한국의 이익을 넘어 국제사회와 기회를 공유하는 상생의 번영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세계 6위 산유국으로서 2071년까지 최고 국가를 목표로 첨단기술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UAE, 수에즈 운하를 보유한 전략적 요충국 이집트, 지역 강국인 튀르키예는 우리와 함께 신성장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파트너다. 글로벌 원전시장 공동 진출, AI 데이터센터 구축, 스마트 항만 협력 등은 UAE와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이집트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추진과 튀르키예와의 방산·원자력·바이오 분야 MOU 체결 역시 미래지향적 협력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G20에서 대통령이 강조한 ‘포용·지속 성장’의 해법은 ‘함께하는 번영’의 비전을 다자 무대에서 구체화한 것이다. 개도국 부채 취약성 완화,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회복, 개발 협력 효과성 제고는 모두 ‘소외 없는 포용적·지속 가능한 성장’의 필수 조건이다. 한국은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 이행,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로드맵 논의 등을 바탕으로 성장을 나누기 위한 국제 협력 주도국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셋째는 문화다. 이번 순방에서 문화는 우리 소프트파워를 미래 협력의 동력으로 확장하는 전략 축이었다. UAE와의 공동선언에는 UAE를 중동과 K컬처를 잇는 문화 허브로 육성, 관광·교육이 결합된 협력 생태계를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구대국 이집트와는 교육·문화 MOU 체결을 통해 인적 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틀을 마련했다. 카이로대 연설장을 가득 메운 2400여명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는 우리의 발전 경험과 교육 모델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과 연쇄 회담을 갖고 이러한 비전을 공유했다. 또한 2028년 G20 정상회의의 우리나라 개최가 확정된 것도 중요한 성과다. 대한민국은 위기의 순간마다 국제사회의 나침반이 되어준 G20을 함께 설계해왔다는 책임감을 갖고, 필요한 준비를 해나갈 것이다.
이번 순방에서는 취임 원년에 역대 최초로 대중동 구상을 발표하며, 우리 실용외교의 지평을 중동까지 빠르게 확장했다. 외교 다변화 차원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임기 초 핵심 지역에 대한 전략적 청사진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성과 창출에 집중할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외교부는 방문국들과의 합의가 최대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 1~9월 태어난 아기 수가 19만104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2000명 넘게 늘었다.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9월 합계출산율은 0.85명으로 1년 전보다 0.06명 늘었다. 내년 합계출산율은 0.8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데이터처가 26일 발표한 ‘2025년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9월 출생아 수는 2만2369명으로 1년 전보다 1780명(8.6%) 증가했다. 9월 출생아 규모는 2020년 9월(2만3499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15개월 연속 늘고 있다.
올해 1∼9월 누계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1만2488명 늘어난 19만1040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3만1258명)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3분기(7~9월) 출생아 수는 6만5039명으로 1년 전보다 3767명(6.1%) 늘었다. 올해 들어 분기마다 6만명 이상이 태어나면서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지난해(23만8317명)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9월 합계출산율은 0.85명으로 1년 전보다 0.06명 늘었다. 올해 3분기(7~9월)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0.04명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이란 15~49세 가임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합계출산율은 2021년(0.81명) 이후 3년 연속 0.7명대였다가 올해 들어 0.8명대로 반등하고 있다. 2023년 0.72명에서 2024년 0.75명으로 늘어난 뒤, 올해 1분기 0.82명을 기록해 0.8명대를 회복했다. 올 2분기엔 다시 0.76명으로 줄었다가 3분기 들어 0.81명으로 늘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늦어도 내년에는 합계출산율이 0.8명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2023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고위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2026년 합계출산율을 0.8명으로 예상했다”며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1991~1995년생 인구 규모가 큰 데다, 사회조사에서 ‘결혼하면 자녀를 갖겠다’는 응답과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합계출산율이 늘어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다만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인구는 줄고 있다. 올해 1~9월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 증가는 -7만9471명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2023년 12만2483명, 2024년 12만252명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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