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힘빈구매 제주항공 참사로 돌아오지 못한 아들 내외···부모의 시간은 그날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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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2-26 04:53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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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은 대낮에도 깜깜했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는 비행기가 멈춘 활주로는 매캐한 기름냄새와 찢어지는 비명으로 뒤엉켜 있었다. 2024년 12월 29일 낮 12시 30분이었다.
그때 노씨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아들 상훈씨(당시 33세)가 미리 예약해 둔 일식당 전화였다.
“손님, 예약 시간 지났는데 언제 오십니까?” 노씨는 “금방 갈게요. 반드시, 꼭 갈 겁니다”라고 답했다. 통화를 마치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이 떨렸다. “상훈아, 제발 전화 좀 받아라. 우리 밥 먹으러 가야지.” 노씨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날로부터 약 1년이 흘렀다. 노씨와 아내 나명례씨(60)가 지난 23일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가정집을 둘러봤다. 아들 상훈씨와 며느리 윤휘수씨(당시 31세)가 신혼생활을 하려고 마련한 집이었다. 두 신혼부부는 결혼식을 하기 전 혼인신고를 마치고 이 집을 장만했다.
리모델링까지 마친 이 집에서 그들이 머문 시간은 단 3일이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새 집에 이사온 상훈씨와 휘수씨는 회사 휴가기간에 맞춰 24일 입주기념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날이 노씨 부부가 아들을 본 마지막 날이었다.
노씨 부부는 아들 내외의 죽음을 확인하고도 신혼집을 비우지 못했다. 지난 1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씩 집 안의 먼지를 쓸고 닦았다. 그들이 떠난 그날과 똑같이 유지했다.
깔끔한 이 새 집에 사람의 온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최신 가전제품들은 전원 코드가 뽑혀 있었다. 거실에 설치한 신형TV는 모서리 마다 보호필름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소파 한쪽에는 떼지 않은 상표가 달려 있었다. 노씨 부부는 말없이 소파와 식탁 가장자리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거실 한 켠에 있는 탁자 위에는 ‘03.09’라고 적힌 청첩장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아들 내외가 직접 만든 청첩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올해 3월 9일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청첩장에 찍힌 두 사람의 환한 얼굴은 무안공항 추모공간에 영정 사진으로 쓰였다.
사고 사흘 만에 돌아온 신체 일부가 아들 상훈씨라고 했다. 아들은 사고 수습기간 동안 이름 대신 ‘83번’으로 불렸다.
사고 직후 주변에서는 시신 확인을 극구 말렸다. 나씨는 그대로 기절했다. 노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온몸이 떨리며 가장 두려웠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봐도 후회, 안 봐도 후회라면 내 새끼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보내야겠다 싶었습니다.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노씨는 시신의 왼쪽 가슴에 남은 손톱만 한 수술 흉터로 그 시신이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어린 시절 피지낭종 제거 수술로 생긴 자국이었다. 176cm 키에 90kg에 육박했던 건장한 아들은 없었다.
노씨는 “눈만 감으면 그때의 처참한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나중에 내가 죽어서 아들을 다시 만났는데 그 훼손된 모습으로 나올까봐…그게 가장 무섭습니다.”
휘수씨의 시신은 비교적 온전했다. 주변에선 상훈씨가 마지막 순간 아내를 감싸 안아 보호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나씨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 속 아들과 며느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부모는 지난 3월 9일 두 사람이 약속한 결혼식 날짜에 맞춰 조촐한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 흰 국화와 위패, 그리고 나란히 놓인 영정사진 앞에서 부모는 두 사람을 축복했다. 그리고 “상훈아, 휘수야. 하늘나라에서는 둘이 손 꼭 잡고 못다 한 사랑 나누며 행복해라. 여기 걱정은 하지 말고”라고 말했다.
그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항공기 엔진음이 파고 들었다. 인근 광주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였다. 유리창이 미세하게 떨릴 때마다 부부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다. 나씨는 “저거는 바퀴를 내렸네. 왜 우리 애들 탄 비행기는 못 내렸을까”라며 의미없는 질문을 던졌다.
부부는 참사 이후 하던 일을 모두 그만뒀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왜’라는 질문들 탓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노씨는 “시간이 약이라는데, 우리는 자꾸 생각이 더 깊어져요. 그저 아들이 꿈속에서라도 한 번 나타나 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네”라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주부였던 나씨는 지난 1년 사이 ‘거리의 투사’가 됐다. 매일 무안공항 추모공간을 찾아 ‘공항 지킴이’를 자처했다. 전국을 누비며 사회적 참사 유족들을 위로하고 연대하는 일에 앞장섰다.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나씨는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수많은 음해와 수모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진상규명을 외치는 그를 향해 누군가는 “돈 때문에 저런다”며 손가락질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저거 다 가짜, 거짓이다”라며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퍼부었다. 그 모든 말들은 아들을 잃은 슬픔보다 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가슴을 후벼팠다.
“돈? 보상 때문이라고요? 다 없어도 좋습니다.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돈이 무슨 소용입니까. 내 새끼가 왜 죽었는지, 그것만 제대로 알려달라는 겁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이들에게 ‘앞으로 이 집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부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한참의 정적이 흘렀다. 노씨가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이 집을 보면 아들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서…아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정보원이 26일 회의를 열고 북한 노동신문을 특수자료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특수자료에서 제외되면 일반 시민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25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정원에서 제출받은 답변을 보면, 국정원은 통일부의 요청을 받아 2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접근성 개선과 관련한 유관 부처 회의를 개최한다. 국정원은 회의에서 노동신문을 일반자료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동신문은 특수자료로 지정돼 일반 시민의 접근이 제한된다.
회의에는 국정원과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이 참석한다. 국정원의 특수자료 취급지침에 근거한 ‘특수자료 감독부처 협의체’ 회의로 보인다.
국정원은 1970년 특수자료 취급지침을 제정해 북한의 특수자료는 일정 요건을 갖춰야만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특수자료는 북한 및 반국가단체에서 제작·발행한 자료 가운데 ‘그 구성원이나 지령은 받은 사람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의 자료’를 뜻한다. 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의 자료’도 해당한다. 통일부, 교육부, 문체부 등 총 25개 감독 부처와 180개 산하기관이 국정원 지침을 바탕으로 특수자료 취급 규정이나 지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회에 발의된 북한 자료와 관련한 법률 제정안 및 개정안의 입법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특수자료의 범위를 완화하고 자료 관리 주체를 통일부로 변경하는 내용의 ‘북한자료의 관리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또 북한 관련 사이트의 단순 접근·열람은 허용하는 취지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현재 국정원과 경찰은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국가보안법상 금지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의 국내 접속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차단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남북 교류 활성화 등 차원에서 북한 자료 접근 권한 확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정원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 입법 목적을 충분히 고려해 입법 과정을 적극 지원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북한 사이트 접속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한 자료 접근 제한에 대해 “국민 의식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구당 1억~1억2000만원 지원금66㎡ 규모 집 한 채 짓기도 ‘역부족’피해 주민 17.7%, 복구 계획 못 세워
“늙은이가 뭔 재미로 살겠어. 명절마다 손주 밥해 먹이는 게 낙인데… 이제 물 건너가뿌렸지.” 경북 안동시 일직면 명진2리에서 지난 23일 만난 반영희 할머니(90)가 절구통에 깐 마늘을 쏟아부으며 말했다. 할머니가 나무 절굿공이를 몇차례 내리치자 알싸한 마늘향이 올라왔다. 주방과 거실이 한 공간으로 이뤄진 27㎡(약 8평) 남짓한 좁은 컨테이너 임시조립주택은 금방 마늘 냄새로 가득 찼다.
반 할머니는 지난 3월 경북 산불로 집을 잃었다. 의성에서 시작돼 안동·청송·영양·영덕으로 번진 불은 1986년 이후 작성된 산불 통계상 역대 최대 피해 면적(9만9289㏊)을 태웠다. 이때 집을 잃은 이재민 4349명이 아직 2623개의 임시조립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반 할머니는 “지난 추석에는 잠잘 곳도 없고, 밥해 먹일 곳도 없어서 애들에게 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임시주택을 벗어나 새집을 짓는 일은 쉽지 않다. 산불로 주택이 완전히 소실된 이재민에게는 가구당 1억~1억2000만원을 지급했는데 건축비 상승 등으로 집을 다시 짓기에는 역부족이다. 김남수씨(58·영양군 석보면)는 “샌드위치 패널로 경량철골구조 집을 지어도 3.3㎡당 700만원은 줘야 한다”며 “목조는 800만원, 콘크리트는 1000만원을 훌쩍 넘는데 건축비를 알아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66㎡ 규모의 집 한 채를 지으려면 최소 1억4000만원이 든다는 뜻이다.
그린피스·녹색전환연구소·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등이 실시한 ‘2025 경북 산불 피해주민 실태조사’ 결과에도 주택 피해를 본 주민의 17.7%는 ‘주택 복구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부족(42.1%)이다.
사과 등 과수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생계에 직접 타격을 받았다. 이번 산불로 경북지역 사과 재배지 1560㏊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타버린 사과나무를 뽑아내고 새 묘목을 심어도 수확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린다. 안동 임동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동규씨(57)는 “올해는 빈 땅에 콩과 고추를 심어 입에 풀칠했다”며 “사과가 다시 열리기까지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피해주민 실태조사에서 산불 이전 수준과 비교해 ‘10% 미만 회복’에 그쳤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다. 이기형씨(50대·청송)는 “산불로 일터를 잃어버린 사람은 이웃집 품앗이를 하며 일당을 벌어 버티고 있다”며 “산불 특별법이 마련됐다고 하는데 솔직히 체감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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