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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드김서준 [정준호의 부동산과 사회경제]‘세운4구역’ 논란이 드러낸 도시계획의 민낯…지자체장 재량권은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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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2-26 07:39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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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드김서준 종묘 맞은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을 둘러싸고 초고층 개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곳에 최대 약 142m 높이의 건축을 허용하는 재개발안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종묘 경관 훼손과 세운상가 일대 산업·상업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반론이 거세다. 이 논쟁은 단순한 개발 찬성과 반대를 넘어, 서울 도심에서 건축 높이와 용적률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세운4구역의 고도 제한은 서울시장 교체에 따라 크게 변화해 왔다. 이명박 시장과 오세훈 1기 시정 시기에 종묘 인근에 최대 122.3m의 고층 개발이 추진됐으나 경관 훼손 우려로 무산됐다. 참고로 세운상가의 높이는 55m이고, 그 당시 종묘 인근 부지의 고도 제한은 90m였다. 박원순 시장 시기에는 최고 높이를 약 72m로 제한한 계획이 2014년에 확정되어 재개발 인허가가 진행됐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의 재취임 후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구상에 따라 그 계획은 다시 수정돼 현재는 약 142m에 이르는 초고층 개발안이 제시된 상태다.
이 같은 변화는 세운4구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사대문 안 도심의 고도 제한은 2000년 90m에서 110m로 상향됐다가 2015년 다시 90m로 낮아진 뒤, 2023년 ‘서울도심 기본계획’을 통해 110m+‘α’로 상향 조정됐다. 여기서 ‘+α’는 더 예외가 아니라 협상을 전제로 한 기준선에 가깝다. 가령, 개방형 녹지 조성, 도심 내 주거용도 도입, 저층부 개방, 도시경제 활성화 용도 등 다양한 공공기여 인센티브가 적용되면, 600%에서 출발한 도심 일반상업지역의 용적률이 1500%까지, 90m에서 시작한 높이는 200m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또한, 사대문 안 도시정비형 재개발의 용적률 상한은 2025년 9월 조례 개정을 통해 800%에서 880%로 올라가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넘기 어려운 상한이었던 90m와 600~800%의 높이와 용적률이, 이제는 110m+α와 880%로 조정되며 협상을 전제로 한 출발선으로 성격이 달라졌다.
특히 종묘 일대처럼 역사적 공간에서는, 일반 기준을 넘어서는 밀도 완화가 허용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더욱 엄격하고 명시적인 판단 기준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상징성’ ‘미래 성장’ ‘녹지축 조성’과 같은 수사적 표현만 반복되고, 왜 이러한 높이와 용적률이 이 입지에서만 정당화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는다면, 이는 특수성을 반영한 재량으로 보기 어렵다. 재량권은 명확한 기준과 이유 제시를 전제로 한 선택의 자유이지만, 그 기준과 설명이 사라진 결정은 자의적 판단에 가깝다.
사실상 110m+α와 용적률 880%가 출발점처럼 작동해 공공기여나 기부채납의 규모와 효과가 투명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추가적인 밀도 상향이 허용되면, 용적률과 높이는 도시계획의 기준이 아니라 협상의 결과로 인식될 위험이 커진다. 재량이 기준 없이 누적되면 예외는 관행이 되고, 관행이 된 자의는 도시계획의 규칙 자체를 잠식할 수 있다. 이처럼 종묘와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재량이 계획의 틀 안에서 작동하던 방식에서 점차 자의적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로 읽힌다.
현재처럼 용적률과 높이가 국지적인 필지 단위 협상에 맡겨지고, 도시 전체의 인프라 수용 능력이나 광역적 밀도 관리와 충분히 연동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선의를 가진 지자체장이 있다면 일정 수준의 공공성이 확보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 반대의 상황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도시계획이 개인의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방식은 제도적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바람직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종묘와 세운4구역을 둘러싼 논쟁은 특정 개발의 옳고 그름을 가르는 데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재량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재량이 언제부터 자의로 변질되는지를 묻는 시험대에 가깝다. 기준 없는 재량이 반복될수록, 개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서울 도심 계획이 개별 협상의 산물이 아니라 공적 기준에 기초한 계획으로 남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재량의 경계를 다시 그어야 할 시점이다.
기자 생활을 하며, 법정에 선 내란 수괴를 두 번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첫 번째는 12·12 및 5·18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1996년 법조 출입기자이던 나는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자리를 잡았다. 1심 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2024년 작고)는 거의 매번 오후 9~10시까지 재판을 진행했다. 지친 기자들은 수의(囚衣) 차림의 전두환과 노태우를 보며 푸념하곤 했다. “요즘 저 사람들을 우리 가족보다 더 자주, 오래 보는 거 같아.”
두 번째는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재판은 29년 전과 같은 곳에서 열린다. 법정에 간 적은 없지만, 생중계 재판을 몇 차례 봤다. 지귀연 부장판사의 재판 진행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29년 전과 다르다는 점은 분명하다. 당시 김영일 재판장은 주 2회로 공판을 늘린 데 변호인단이 항의해 불참하자 국선변호인을 직권 선임했다.
대법원이 지난 18일 예규를 제정해 내란·외환·반란죄 사건을 전담재판부가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은 무작위 배당하고, 전담재판부는 다른 사건을 맡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하자 자구책으로 내놓은 인상이 짙다.
대법원 관계자는 애써 부인한다. 9월12일 전국법원장회의 때부터 논의됐고, 9월22일 서울고법이 ‘집중심리’ 운영 방침을 발표하자 법원행정처에서 예규안을 만들었으며, 이날 대법관회의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군색하다. 예규 내용은 서울고법의 집중심리 운영 방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담재판부에 추가 사건을 배당하지 않는 원칙은 이미 1심(지귀연 재판부)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이런 예규를 내놓는 데 석 달이나 걸렸다는 말인가.
국회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상정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담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를 삭제하고 법원 판사회의와 사무분담위원회가 재판부 구성을 맡도록 법안을 수정했다. 법안이 가결되면 공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국회 입법으로 전담재판부를 만드는 상황까지 이른 것은 유감스럽지만, 법원이 자초한 일이다. 윤석열이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년이 넘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는 11개월이 돼간다. 그럼에도 1심 선고는커녕 결심(검찰 구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전두환은 기소된 지 169일 만에 1심 선고(사형)가 나왔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 소지가 거의 해소된 만큼, 사법부는 입법 취지에 맞춰 예규를 치밀하게 정비해야 한다. 내란 재판의 신속·공정성 확보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자성도 절실하다. 2025년, 주권자는 묻고 또 물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왜 불법계엄 직후 단호한 규탄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지, 지귀연 부장판사는 왜 갑자기 구속기간 산정 기준을 ‘날(일)’에서 ‘시간’으로 변경해 윤석열을 풀어줬는지, 대법원은 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초고속으로 선고했는지. 사법부는 온 나라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리고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아니, 포괄적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해가 가기 전에 답을 내놓아야 마땅하다.
“재판의 심리와 판결의 성립, 판결 선고 경위 등에 관한 사항은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 등에 따라 밝힐 수 없는 사항입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헌법 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법관이 판결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떠한 외부 요소도 고려하지 말라는 취지다. 법원의 폐쇄성과 불투명성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을 일이 아니다.
‘조희대 사법부’의 행태는 기시감(旣視感)을 불러일으킨다. 법원이 ‘양승태 사법농단’으로 흔들리던 2018년 6월,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13명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것임을 밝힌다.” ‘근거 없음’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없었다. 13명 중에는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이던 고영한 대법관도 들어 있었다. 고 전 대법관은 이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이라고 무오류일 수 없다. 민주적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신성불가침’일 수도 없다.
침묵하는 조 대법원장에게 묻고 싶다. “법을 지키려는 겁니까, 법의 방패 뒤에 숨으려는 겁니까?”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 등을 정하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올해 마지막 전체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추계위는 오는 30일 추가 회의를 열고, 연내 최종 결론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추계위 권고안을 토대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최종 확정하게 돼 있어 올해 안에는 추계치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22일 취재를 종합하면, 추계위는 이날 제11차 회의를 열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론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몇 명이 부족하냐’와 이를 ‘어떤 가정으로 계산했느냐’를 둘러싼 위원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8일 열린 제9차 회의에서 2040년 국내 의사 수가 1만8000여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 결과가 제시됐지만 해당 결과가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이 진료 현장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등의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의료계 등에 따르면 추계위는 2040년 의사 공급 규모를 약 13만1500명으로 추산했다. 반면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 이용량 증가 등을 고려한 의사 수요는 최소 14만6000명에서 최대 15만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2040년에는 의사가 최소 1만4500여 명에서 최대 1만8500여명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추진 당시 근거로 삼았던 ‘2035년 1만명 부족’ 추계와 비교해 예상 규모가 더 커지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추계위 내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 단체들은 해당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의사 도입, 과거 자료 활용 기간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특히 의협은 위원회 밖에서 추계위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현재 추계위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둔 과학적 추계를 수행하기보다 핵심 변수와 추계 방법론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결론 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전국의대학부모연합도 지난 20일 “정부가 ‘과학적 수급 추계’를 근거로 추진 중인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실제로는 독립성과 객관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의사인력 수급 추계 체계 전반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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