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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셀럽의 옷⑩]에픽하이 ‘3인3색’ 정장 맵시, 삶의 무게를 아는 ‘아재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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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2-30 06:36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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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영포티’는 젊게 입는 40대를 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젊어 보이고자 애쓰는 40대’를 희화화하는 밈으로 바뀌었다. 패셔너블한 40대들은 자기변호를 위해, 밈을 주도하는 온라인 속 20대들과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모든 밈이 그렇듯 한번 확 타올랐다가 서서히 그 불씨를 잃어갔고, 지금은 간간이 기사에서만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100세 인생에서 우리는 연령대별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40대, 50대, 60대에 맞는 스타일이란 것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젊게 입는 40대가 억울하다. 요즘은 50대도, 60대도, 70대도 다 젊게 입는다. 할머니라고 할머니처럼 입지 않고, 40대라고 40대처럼 입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20대가 나이 들어 보면 알겠지만, 나이란 것이 숫자나 분위기로 표시될 뿐, 그 나이처럼 보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20대에서 30대로,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며 내가 원하는 모습에 맞게 내면과 외면을 잘 다듬어가는 것은 필요하다. ‘영포티’가 밈화된 것은 외면만 ‘young’해 보일 뿐, 내면은 ‘old’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 기준 역시 개인마다 다르고 답으로 정해져 있지도 않다. young한 것도, old한 것도 하나의 기준으로 정립될 수 없기에 우리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그냥 ‘me’해 보이면 되는 게 아닐까.
유튜브 채널 ‘에픽카세’의 에픽하이는 그런 면에서 young한 아재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20대와 다르지 않게 서로 뚝딱거리고, 나름의 고민이나 약한 점을 솔직하게 말하며, 자신들의 위치를 정립해 나간다. 3명으로 이루어진 에픽하이는 힙합 그룹으로 시작했지만, 그 정체성이 모호하게 힙합을 기반으로 한 대중가요를 꾸준히 발매 중이다. 여성 보컬과 특히 잘 어울려 이하이와 함께한 ‘춥다’나 윤하와 함께한 ‘우산’은 이하이나 윤하의 노래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다.
2003년 데뷔한 그들은 22주년을 맞이했다. 유튜브 ‘에픽카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세 사람의 정장이 특히 눈에 띄었다. 세 명 중에 덩치가 좀 있는 미쓰라는 슬림한 10부 바지를 매치해 역삼각형(아래는 슬림하게 상의를 부피감 있게 입으면 빈약한 상체를 보완할 수 있다)의 안정적인 실루엣을 만들었다.
타블로는 셋 중에 유일하게 검은색 셔츠를 매치해 차이를 주었고, 구두 역시 자세히 보면 약간의 광이 있는 블루블랙으로 포인트를 줬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지 길이다. 그는 미쓰라, 투컷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굽이 있는 구두를 신었는데 그 굽 높이만큼 바지 길이가 길었다면, 정장의 밸런스가 더 잘 맞았을 것 같다.
투컷은 기본 정장도 잘 어울렸을 테지만, 두 명과 차이를 두기 위해 신발을 덮는 기장의 바지에 코가 뾰족한 부츠를 매치했다. 쉽지 않은 매치이지만, 차가운 도시 남자 같은 분위기의 투컷과는 아주 잘 어울리는 코디다. 그렇게 각자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정장을 매치했고,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린 패션만큼 서로의 개성을 인정해주는 태도가 롱런의 비결이 아닐까 한다.
인상 깊었던 말 중 하나는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는 것이 후배들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경험의 나이테는 연륜이 되며, 순간순간의 각성을 통해 깊어진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그들은 그 시기를 견디고 22년을 함께 지내며 각자의 가정 또한 만들었다. 20대에 데뷔해 음악적 결과물을 만들고, 결혼과 양육을 경험하면서 힙합 그룹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속해야 할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가요계나 힙합계에 굉장히 안정적인 하나의 롤모델로 정착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래퍼만큼 그들 역시 꽤 옷을 잘 입는다. 물론 전문가의 도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의상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콘텐츠에서는 더욱 편안한 차림으로 등장한다. 나는 그게 ‘낄끼빠빠’를 아는 아재의 멋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자리를 알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줄 아는, 젊어 보이기보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는, 삶의 무게를 알기에 철없이 놀 줄도 아는. 뮤비만 존재하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 중인 팬들을 위해 ‘에픽카세’를 시작했다는 에픽하이를 보며 생각했다. 아재의 멋은 가볍지 않다. 가벼운 것처럼 보일 뿐.
아들 내외가 탄 비행기가 착륙 중 사고가 났다는 친척의 전화를 받았다. 노현수씨(67)는 곧바로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달려갔다. 뉴스는 미처 보지도 못했다.
무안공항은 대낮에도 깜깜했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는 비행기가 멈춘 활주로는 매캐한 기름냄새와 찢어지는 비명으로 뒤엉켜 있었다. 2024년 12월 29일 낮 12시 30분이었다.
그때 노씨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아들 상훈씨(당시 33세)가 미리 예약해 둔 일식당 전화였다.
“손님, 예약 시간 지났는데 언제 오십니까?” 노씨는 “금방 갈게요. 반드시, 꼭 갈 겁니다”라고 답했다. 통화를 마치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이 떨렸다. “상훈아, 제발 전화 좀 받아라. 우리 밥 먹으러 가야지.” 노씨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날로부터 약 1년이 흘렀다. 노씨와 아내 나명례씨(60)가 지난 23일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가정집을 둘러봤다. 아들 상훈씨와 며느리 윤휘수씨(당시 31세)가 신혼생활을 하려고 마련한 집이었다. 두 신혼부부는 결혼식을 하기 전 혼인신고를 마치고 이 집을 장만했다.
리모델링까지 마친 이 집에서 그들이 머문 시간은 단 3일이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새 집에 이사온 상훈씨와 휘수씨는 회사 휴가기간에 맞춰 24일 입주기념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날이 노씨 부부가 아들을 본 마지막 날이었다.
노씨 부부는 아들 내외의 죽음을 확인하고도 신혼집을 비우지 못했다. 지난 1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씩 집 안의 먼지를 쓸고 닦았다. 그들이 떠난 그날과 똑같이 유지했다.
깔끔한 이 새 집에 사람의 온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최신 가전제품들은 전원 코드가 뽑혀 있었다. 거실에 설치한 신형TV는 모서리 마다 보호필름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소파 한쪽에는 떼지 않은 상표가 달려 있었다. 노씨 부부는 말없이 소파와 식탁 가장자리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거실 한 켠에 있는 탁자 위에는 ‘03.09’라고 적힌 청첩장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아들 내외가 직접 만든 청첩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올해 3월 9일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청첩장에 찍힌 두 사람의 환한 얼굴은 무안공항 추모공간에 영정 사진으로 쓰였다.
사고 사흘 만에 돌아온 신체 일부가 아들 상훈씨라고 했다. 아들은 사고 수습기간 동안 이름 대신 ‘83번’으로 불렸다.
사고 직후 주변에서는 시신 확인을 극구 말렸다. 나씨는 그대로 기절했다. 노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온몸이 떨리며 가장 두려웠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봐도 후회, 안 봐도 후회라면 내 새끼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보내야겠다 싶었습니다.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노씨는 시신의 왼쪽 가슴에 남은 손톱만 한 수술 흉터로 그 시신이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어린 시절 피지낭종 제거 수술로 생긴 자국이었다. 176cm 키에 90kg에 육박했던 건장한 아들은 없었다.
노씨는 “눈만 감으면 그때의 처참한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나중에 내가 죽어서 아들을 다시 만났는데 그 훼손된 모습으로 나올까봐…그게 가장 무섭습니다.”
휘수씨의 시신은 비교적 온전했다. 주변에선 상훈씨가 마지막 순간 아내를 감싸 안아 보호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나씨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 속 아들과 며느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부모는 지난 3월 9일 두 사람이 약속한 결혼식 날짜에 맞춰 조촐한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 흰 국화와 위패, 그리고 나란히 놓인 영정사진 앞에서 부모는 두 사람을 축복했다. 그리고 “상훈아, 휘수야. 하늘나라에서는 둘이 손 꼭 잡고 못다 한 사랑 나누며 행복해라. 여기 걱정은 하지 말고”라고 말했다.
그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항공기 엔진음이 파고 들었다. 인근 광주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였다. 유리창이 미세하게 떨릴 때마다 부부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다. 나씨는 “저거는 바퀴를 내렸네. 왜 우리 애들 탄 비행기는 못 내렸을까”라며 의미없는 질문을 던졌다.
부부는 참사 이후 하던 일을 모두 그만뒀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왜’라는 질문들 탓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노씨는 “시간이 약이라는데, 우리는 자꾸 생각이 더 깊어져요. 그저 아들이 꿈속에서라도 한 번 나타나 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네”라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주부였던 나씨는 지난 1년 사이 ‘거리의 투사’가 됐다. 매일 무안공항 추모공간을 찾아 ‘공항 지킴이’를 자처했다. 전국을 누비며 사회적 참사 유족들을 위로하고 연대하는 일에 앞장섰다.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나씨는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수많은 음해와 수모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진상규명을 외치는 그를 향해 누군가는 “돈 때문에 저런다”며 손가락질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저거 다 가짜, 거짓이다”라며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퍼부었다. 그 모든 말들은 아들을 잃은 슬픔보다 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가슴을 후벼팠다.
“돈? 보상 때문이라고요? 다 없어도 좋습니다.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돈이 무슨 소용입니까. 내 새끼가 왜 죽었는지, 그것만 제대로 알려달라는 겁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이들에게 ‘앞으로 이 집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부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한참의 정적이 흘렀다. 노씨가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이 집을 보면 아들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아서…아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4일 오전 8시30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낮고 묵직한 관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란히 늘어선 사람들의 손에는 트롬본과 트럼펫, 알토색소폰 등 갖가지 악기가 들려 있었다. 음을 맞추는 소리가 몇 차례 겹치자, 서로 눈빛을 주고받던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북소리가 세 번 울리고 곧이어 캐럴이 이어졌다. 맞은편에서는 ‘투쟁 조끼’를 입은 관객들이 연주를 듣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시민 10여명으로 구성된 ‘캄캄밴드’가 서울 곳곳의 농성장을 찾았다. 도롯가부터 기차역까지 ‘싸우는 사람들’을 찾아가 캐럴을 연주하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투어가 이어졌다.
캄캄밴드는 2019년 처음 결성됐다. 당시 프랑스에서 열린 ‘노란조끼 시위’에서 브라스 밴드(금관악기 중심의 악단)가 연주하는 영상을 본 시민들이 모였다. 관악기는 스피커 등 별도의 장치 없이도 어디서나 연주할 수 있고, 소리가 크고 묵직해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을 사로잡았다. 전문 연주자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알음알음 모여 악기를 빌리고 매주 연습을 시작했다. “세상의 캄캄한 곳에 찾아가 연주하는” ‘캄캄밴드’가 만들어졌다.
이날 밴드는 용산구 대통령실 맞은편 ‘고 뚜안 진상규명 공동대책위원회’ 농성장을 시작으로, 총 9곳의 농성장을 찾아갔다. 2021년 처음 시작한 크리스마스 공연은 올해로 다섯 번째다.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을 연주했는데 가장 많은 호응은 역시나 캐럴에서 나왔다. 추운 날씨에 장갑을 낀 단원들이 ‘징글벨’, ‘윈터 원더랜드’ 등을 연주하자 농성장을 지키던 사람들이 손뼉을 치고 노래를 불렀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연주를 지켜봤다.
이날 연주에는 캄캄밴드 단원뿐 아니라 농성장에 연대하는 시민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탬버린과 에그쉐이커(흔들어 연주하는 타악기) 등을 들고 연주에 참여했다. 세현(활동명)은 “매년 캄캄밴드 공연을 보며 그동안 몰랐던 투쟁 현장을 알게 된다”며 “크리스마스에 농성장에서 캐럴을 연주하는 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떠나간 사람들을 기억하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세현은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며 탬버린을 연주했다. 하모니카를 연주한 파도(활동명) 역시 “크리스마스가 되면 투쟁 현장들이 더 소외되는데, 캐럴을 들려주는 일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트롬본을 연주하는 이름(활동명)은 “크리스마스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날이지만, 오래 농성 중인 분들에겐 쉽지 않은 시간”이라며 “특별한 연주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덜 외로웠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농성장은 종종 동떨어진 일처럼 느껴진다”며 “음악을 통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연결감이 생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단원들이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복직 투쟁 농성장을 찾자 10m 높이 철제 구조물 위에서 300일 넘게 농성을 이어온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캐럴을 들은 고 지부장이 확성기를 잡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자 단원들은 악기 소리로 화답하며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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