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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사례 [점선면]대한민국은 ‘김건희의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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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2-31 01:45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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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사례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음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범죄 의혹을 파헤친 3대 특검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을 가장 오래 수사한 ‘김건희 특검’이 지난 28일 활동을 마쳤습니다. 180일에 걸쳐 31건을 수사했고, 구속한 20명을 포함해 66명(중복 기소 제외)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수많은 의혹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온 탓에 도대체 뭐가 뭔지도 헷갈릴 정도였는데요. 특검이 어제(29일) 발표한 최종 수사 결과를 점선면이 정리해드릴게요.
특검이 다룬 의혹은 크게 6가지로 압축됩니다. ①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②명품가방·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수수 ③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및 공천개입 ④통일교 금품수수 ⑤양평 고속도로·공흥지구 관련 특혜 ⑥기타 등입니다.
①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주가조작을 벌여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봤습니다. 당시 권 회장 등은 150여개의 계좌를 동원해 허위주문을 반복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띄웠는데요. 김 여사도 이 ‘작전 세력’과 짜고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는 게 특검의 판단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었죠. 특검은 두 회사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팔아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다만 특검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경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②명품가방·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수수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인사 등 여러 청탁을 대가로 3억772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특정했습니다.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 로봇개 사업가인 서성빈씨로부터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 가방 등,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로부터 받은 로저비비에 가방,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은 금거북이 등입니다.
특검은 “공통분모가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를 찾아가 원하는 바를 청탁하며 금품을 교부했고, 청탁은 그대로 실현됐다”며 “대통령의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매관매직을 일삼고, 국민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했다”고 했습니다.
③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및 공천개입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대통령 당선을 목적으로 2억744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고 봤습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당선 후에도 정치공동체로 활동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을 땐 공무원이 아닌 ‘당선인’ 신분이어서 공직선거법을 적용하지는 못했습니다.
④통일교 금품수수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건진법사’ 전성배씨,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통일교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등에 조직적으로 개입했고, 이 과정에 김 여사 등이 관여했다고 봤습니다. 통일교가 권 의원과 전씨를 ‘투 트랙’으로 삼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금품을 주면서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등 사업 관련 청탁을 했다는 겁니다. 특검은 통일교가 청탁의 대가로 교인을 대거 동원해 대선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을 도왔다고도 판단했습니다.
특검은 “정교분리라는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통일교 지도자의 정교일치 욕망,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은 대통령 배우자 및 정권 실세의 도덕적 해이와 준법정신 결여, 정권에 기생하는 브로커들의 이권 추구 등이 결합해 빚어낸 결과”라고 했습니다.
⑤양평 고속도로·공흥지구 관련 특혜
특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 갑자기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로 바뀌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서기관과 도로교통공사 직원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 여사의 가족 회사가 아파트 개발사업 관련 특혜를 받았다는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는 김 여사 모친과 오빠,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이 기소됐고요. 다만 두 사건 모두 윗선 개입 여부는 밝히지 못한 채 사건을 경찰에 넘겼습니다.
⑥기타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등 국가계약에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이 선정되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 김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디올백 사건 수사가 무마됐다는 의혹도 들여다봤지만, 검찰 측 관계자들이 출석에 불응해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배우자의 신분을 이용해 고가의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각종 인사와 공천에도 폭넓게 개입했다” “공식적인 지위나 권한이 없는 김건희가 대통령에 버금가는 지위를 향유했다”…. 어제 특검 브리핑에서는 이런 표현이 계속 나왔습니다. 지난 정권 내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선출되지 않은 영부인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김건희의 나라’나 다름없었다는 뜻입니다.
특검은 지난 정부 때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의 실체를 드러내고, 알려지지 않았던 금품 수수 건들도 새로 밝혀냈습니다. 다만 김 여사가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서 뇌물죄를 적용하지 못한 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알았는지를 규명하지 못한 점 등은 한계입니다. 수사력의 한계로 몇몇 의혹을 끝까지 파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뒤에서 민주주의를 우롱한 김건희 여사의 전횡은 이제 법정에 섰습니다. 오는 1월28일 나오는 도이치모터스·명태균·통일교 의혹 관련 1심 선고에 이어 줄줄이 재판이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명품’일지 ‘짝퉁’일지는, 김 여사에 대한 단죄 여부에서 판가름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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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주차등록 1대, 애완동물·흡연 금지, 시설·물품 변경·파손 원상복구, 퇴거 시 청소 책임, 건물 매매 시 조건 없이 명도, 특약 미이행 시 퇴거.’
지난가을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형 오피스텔을 계약한 직장인 A씨는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0개가 넘는 특약사항에 동의했다. A씨는 “집주인이 특약 종이를 가져와서 하나하나 다 읽고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계약서에 추가했다”면서 “또 전에 살던 곳은 어디인지, 보통 얼마나 늦게 들어오는지까지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집주인이 책임감 있어서 관리를 잘하는 거다’라고 해서 지나갔는데, 나중에 보니 이런 게 임차인 면접인가 싶었다”고 덧붙였다.
집을 빌릴 때 집주인이 세입자의 면접을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이른바 ‘임차인 면접’이 국내에도 도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차인 면접을 법제화해달라는 국회 청원이 등장하고, 임대인 협회 등에서는 별도의 ‘스크리닝(선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투명성을 높여가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임차인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입자 차별 등 임대인의 지배력만 키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주택임대인과 임대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내년 상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임대차 계약 전 임대·임차인의 기본 정보를 상호 제공·검증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협회가 마련 중인 방안에는 임차인의 임대료 납부 내역, 신용정보, 이전 임대인의 추천 등 평판 데이터, 흡연 여부, 반려동물 보유, 동거인 유무 등이 담길 예정이다. 협회는 임대인·임차인의 동의하에 계약 진행 시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성창엽 협회장은 “전세사기 등으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초토화되면서 빌라 쪽은 전세는커녕 반전세 계약도 꺼릴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었다”면서 “저보증이나 무보증금 형태의 계약이라도 성사시키자는 구상으로 시작된 사업인데, 임대인도 보증금을 낮춘 만큼 임대료를 확실히 받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임차인에 대한 신용도 같이 알자’ 이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성 협회장은 다만 “가계대출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당장 저보증·무보증 형태로 바로 연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대인의 정보도 열람 동의가 아니라 앱을 통해 바로 볼 수 있게 하고, 등기부 분석도 제공하는 등 임대인·임차인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에는 ‘면접 또는 서류 심사 등을 통해 임차인의 신용도, 월세 지급 능력, 거주 태도 등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임차인 면접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 청원도 국회에 등장했다. 청원자는 “현재 깜깜이 임차 계약 시스템으로는 내 집에 전과자가 들어오는지 신용불량자가 들어오는지 알 길이 없다”며 임차인 면접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청원은 최소 동의 미달로 종료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차인 정보 공개를 둘러싼 일련의 움직임들이 전세 급감과 월세 증가라는 임대차 시장 재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준호 강원대 교수(부동산학과)는 “현재 우리나라 임대차 시장이 전세 제도에서 월세 제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전세는 보증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 자체로 보증의 성격이 크지만, 월세의 경우 보증금이 적기 때문에 전세 보증금만큼 인적 보증이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월세는 특히 체납 등이 임대인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월세가 충실하게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게 집주인에게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더 세입자를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의 10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거래된 전·월세 거래 가운데 62.7%가 월세(보증부월세·반전세 포함) 거래였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 비중은 2023년 54.9%에서 2024년 57.3% 등 계속 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올 10월까지 월세 거래비율은 64.2%로 2년 전보다 8.1%포인트 증가했다. 월세가 2건 계약될 때 전세는 1건 계약되는 꼴이다. 특히 최근 월세 전환 추세가 가속화된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실거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세 품귀→전셋값 상승→반전세 전환 확대→월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으로 볼 수 있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에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를 웃돌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전세의 특성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 계약, 교환 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의 신용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해외에서는) 당연하고, 오히려 진작에 들어왔어야 한다”면서 “전세사기를 계기로 임대인 정보를 달라는 요구가 등장하니 자연스럽게 ‘그럼 임차인 정보도 보자’는 요구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과 영미권 국가, 일본 등에서는 임차인 면접 제도 혹은 그에 상응하는 스크리닝 제도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다. 독일의 경우 임차인이 집을 얻기 위해서는 연체 기록 등이 망라된 개인신용정보서(SCHUFA)와 직업과 소득 등을 기록한 자기소개서, 3개월 치 급여명세서 등을 기본으로 제출한다. 프랑스와 영국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소득 증빙과 신용조회 동의, 이전 임대인의 ‘월세 미납 없음’ 추천서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독일은 좋은 집의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고, 그만큼 세입자를 집주인이 가려 받는다”면서도 “세입자 보호가 정말 잘돼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더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계약갱신청구 거절이나 세입자 퇴거 요건 등을 엄격하게 정하면서 한번 들어온 세입자 퇴출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애초부터 문제가 될 세입자를 받지 않기 위한 선별 작업이 고도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아직 세입자 권리 향상이나 법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데, 면접 시스템부터 도입되면 집을 구하는 임차인의 권리가 지금보다 더 약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임차인 면접제가 제도권으로 편입될 경우 세입자에 대한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나 차별, 소득에 따른 거주지역 분리 같은 주거 양극화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년주거 문제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김가원 사무처장은 “임대인 정보 공개는 사회적 재난인 전세사기·깡통주택을 비롯한 보증금 미반환 문제에서 기인했다”며 “상황이 이런데 정보 불균형 운운하며 사생활을 침해하겠다는 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차인 면접제를 운영하는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 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는 세입자의 장기 거주가 보장돼 있고, 임대차 계약해지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특수성이 있다”며 “이를 고작 2년 계약에, 집값에 육박하는 보증금을 받는 한국에 도입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감한 사적 정보를 기반으로 세입자를 가려 받겠다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성소수자와 장애인 등 가뜩이나 차별을 받는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날 여당의 잇단 ‘수정안 입법’을 두고 “몹시 나쁜 전례”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도 5년 전 수정안 입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친 법안을 본회의에서 수정해 통과시키는 방식은 국회의 입법 심의 구조를 형해화하고 졸속입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다.
25일 확인한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보면, 2019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가결한 것이 자신들의 입법권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이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참여한 정개특위에서 안건조정위원회 심사를 거쳤고,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됐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본회의가 열리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여야가 합의한 원안과는 다른 수정안이 가결됐다. 원안과 달리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는 기존대로 유지됐고, 석패율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도 제외됐다. 이러한 수정안 입법에 대해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은 “원안과 수정안의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2020년 합헌 선고했다. 다만 수정 범위가 원안의 취지를 뛰어넘는다고 판단한 재판관도 4명에 달해,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수정안 입법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국회는 본회의에서 거의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의결된 내용대로 가부 표결만 하는 ‘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위원회 심사는 법률 제정 등 국회의 의사결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수정안은 위원회 심사가 생략된 채 본회의에서 형식적인 제안 설명과 질의·토론을 거쳐 가결돼 국회의 최종적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본회의 심의 단계에서 수정안 제출이 제한 없이 허용될 경우 소관 위원회 심사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되는 국회법상 입법 심의 구조가 형해화될 수 있다”며 “개정안에 대한 집중적인 심사와 토론, 전문가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수렴, 법적 체계 또는 자구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없어 졸속 입법의 폐해를 불러오게 된다”고 밝혔다.
재판관들은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수정동의를 통해 발의되는 수정안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국회법 95조는 본회의 수정동의 요건을 ‘원안의 취지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헌재 판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행보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된다. 민주당이 추진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법사위 수정 과정에서 위헌 논란에 휩싸였고, 당 지도부는 본회의 상정 직전인 23일 수정안을 마련했다. 수정안 내용은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여당 의원들과 언론에 공개됐다. 우 의장은 전날 본회의 산회 직전 “법사위 설치 목적에 반할 뿐 아니라 국회라는 입법기관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수정안 입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수정안 입법이 “막판 미세조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우 의장의 비판과 관련해 “본회의에서 수정을 계속한 것은 국민 의견과 전문가들 의견을 좇아서 낸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각계 우려를 수렴했어야 할 상임위가 심사에 소홀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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