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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폰테크 [사설]나라 안팎서 “표현의 자유 훼손”, 정통망법 다시 숙의·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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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6-01-04 17:39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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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폰테크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한국의 정보통신망법(정통망법) 개정안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저해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 법 개정안 추진 당시 언론과 표현의 자유 훼손 우려가 제기됐는데, 미국도 공식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한·미간 외교·통상 갈등의 불씨가 됐다.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정통망법 개정안은 허위·조작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 정보의 신고 접수·삭제·차단 등 조치 책임을 부과하고,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조치 사항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벤치마킹해 구글·메타·엑스 등 미국 대형 플랫폼 규제도 강화한 것이다. 미국은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셈이다.
미국은 그간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 구글에 대한 고정밀 지도 반출 금지 등을 디지털 규제라며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에 “한·미는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정통망법을 통상 현안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국은 EU의 DSA에 대해 관련 인사들의 비자를 제한하는 등 강경 대응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정통망법 입법 당시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허위·조작의 정의가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한데다 플랫폼 사업자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의적 판단으로 삭제·차단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까지 묻는 것은 정치·경제 권력의 언론 ‘입틀막’ 수단으로 악용될 거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진보·보수 구분없이 언론·시민단체의 이런 우려는 개정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정보통신망법 내용이 특정국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미국과의 소통을 통해 통상 문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정통망법 핵심 내용을 그대로 둔 채로 통상 갈등을 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야기하는 독소조항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여당은 하루 빨리 언론 현업단체 및 시민사회와 정보통신망법을 숙의하고, 필요한 항목은 다시 개정 절차를 밟기 바란다.
이들의 존재감은 1년 전 탄핵 광장에서 한층 두드러졌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의 불법계엄부터 탄핵심판에 이르기까지 응원봉을 든 젊은 여성들이 집회 현장을 채웠다. 농민들의 트랙터가 남태령에서 막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한밤에 모여든 시민들, 폭설에도 대통령 관저 앞을 떠나지 않던 ‘키세스단’은 이들의 막강한 조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싸움도 해본 사람이 잘한다고, ‘응원봉 시민’들이 있어 윤석열의 탄핵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 겨울, 노혜지씨(활동명 구구)도 광장에 있었다. 하지만 노씨는 ‘응원봉 시민’의 등장을 ‘기특하다’고 칭송하거나 ‘새로운 현상’으로 상찬하는 데엔 의문을 제기한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운동이나 동방신기의 불공정 계약 고발 등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팬덤이었다. 불법계엄에 맞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K팝 행사에서 알게 된 이희주(활동명 퐁퐁)·오채은(활동명 일석)씨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광장에서 또 다른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고, 그 인터뷰를 묶어 <케이팝 응원봉 걸스>를 최근 출간했다.
지난 23일 노씨에게 탄핵 광장을 무수히 밝힌 응원봉들에 대해 물었다. 다른 두 사람은 사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응원봉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동안 (팬덤 밖 사람들이) 그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응원봉 걸스’들은 오래전부터 노동권과 젠더, 국제 이슈의 현장에서 연대해왔는데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윤석열의 비상계엄처럼 위기 국면에서만 일시적으로 응집되는 데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광장의 에너지가 사라진 뒤, 정치가 다시 제도와 전문가의 언어로만 환원되는 순간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 차별금지법 제정과 노동권 등을 이야기한 그들의 목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품어주지 못한 소수자를 걱정하고, 위급했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함께 지켜낸 청년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노씨는 “일상적으로 정치·사회 이슈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12·3 비상계엄 이후 광장에 직접 나섰습니다. 되돌아보면 어떻습니까.
“‘박근혜 탄핵 집회’ 때와 비교해서 얘기하는데요. 그때보다 다양성 측면에서 훨씬 더 열려 있었어요. 특히 응원봉이 일종의 표식이 되면서 젊은 세대의 교류가 매우 활발했습니다. ‘누구 팬이네’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됐어요.”
- <케이팝 응원봉 걸스>를 출간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K팝 덕후로서 K팝을 단순한 향유가 아니라 담론의 주체로 보고 싶은데요. ‘케이팝 하는 여자들’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박유진 디자이너와 뜻이 맞아서 행사 기획을 하게 됐어요. 그때 이 책을 함께 쓴 퐁퐁, 일석을 만났는데 서로 생각들이 비슷하더라고요. 비상계엄 선포 직후 퐁퐁이 먼저 응원봉을 들고나온 팬들을 기록하자는 제안을 했고, 저와 K팝 관련 뉴스레터 발행을 하고 있는 일석과 셋이서 팀을 꾸려 인터뷰를 했습니다.”
- 팬 당사자가 또 다른 팬을 인터뷰했는데, 섭외에 어려움이 많았더군요.
“일석은 대전에서, 저랑 퐁퐁은 서울에서 섭외를 했는데, 관심을 보였다가도 연락이 끊기고 성사시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본인이 정치에 무관심했던 시간이 있었고, 현실 정치에 대해 할 말이 ‘비상계엄은 잘못됐다’ 외에는 없다는 것, 또 하나는 자신이 팬덤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닌데 혹여 대표성을 가지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이었습니다.”
- 응원봉이 광장으로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요.
“팬덤한테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실시간 정보 공유와 행동의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 광장이 열리기 전에도 커뮤니티 내에서 정치적인 발화들이 조금씩 형성되어왔어요. 그 정치적인 목소리가 광장에서 폭발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문화예술 탄압’에 대한 위기감이었어요. 계엄 선포 당일 트위터에서 ‘문화예술 분야가 1순위로 탄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덤 내에 불안이 번지기 시작했거든요. 내 아티스트(최애)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응원봉은 사회운동 경험자들이 촛불을 대신할 발광체로 응원봉을 제안하며 확산됐습니다. 광장에서 같은 빛을 든 이들과 연대하며 의미가 사후적으로 더해진 것 같습니다.”
- 응원봉이 광장에서 사회적인 대의와 만나게 된 셈인데요. 팬과 시민이라는 정체성이 충돌할 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팬들이 갑자기 ‘깨어 있는 시민’으로 호명되는 상황에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동안 팬들의 문제 제기는 무시하다가, 갑자기 등장한 신인류처럼 호명하는 게 불편하다는 것이었죠. 우리도 시민이긴 하지만, 정치적인 의미가 자신들의 아이돌한테 영향을 줄까봐 우려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죠.”
- 팬덤의 정치적 발언을 경계하는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2025년 1월8일 예정돼 있던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 홍보물에 사용된 그룹 NCT의 응원봉 이미지가 일부 팬덤의 반발로 삭제됐고, 샤이니 팬연합 트위터 계정 ‘피의연합당’의 인터뷰도 팬덤 반대로 무산됐어요.
“팬덤의 문제라기보다는 K팝 산업 구조의 문제입니다. 소속사들은 아이돌의 의견 표명을 정치적이지 않더라도 억압하는 상황이에요.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경우에는 퀴어 이슈와 연관이 있다보니 소속 아이돌이 퀴어 이미지를 가져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에서였을 겁니다. 퀴어 이슈나 사회적 연대는 ‘상품성 훼손’으로 취급되니까 팬들도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이돌들이 외국 공연 때는 무지개 깃발을 들기도 하고, 공공연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한국에선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분위기니까 ‘내 새끼가 타격을 입으면 안 된다’는 팬심으로 반발이 있었던 것 같아요.”
- 그래도 팬덤의 집회 참여가 정치적 발언을 조심스러워하는 연예인들이 목소리를 낼 용기를 준 것 같은데요. 최애가 정치적 발언을 해줬으면 합니까.
“솔직히 좀 무섭기는 해요. 언제나 저와 의견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시민 대 시민으로 만날 수 있다면 의사표현을 해줬으면 합니다.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하면, K팝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 ‘2030 여성 응원봉 시민’이라는 호명은 적절했나요.
“섣부른 범주화는 필요한 분석이나 해석을 놓치게 됩니다. (광장에 나온 여성들) 그 안에는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페미니스트도 있었고, 스스로 우파 여성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매우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있는데, 언론이 분석 틀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켰다고 봅니다.”
- 청년 여성의 적극적인 집회 참여가 윤석열 정부의 여성혐오에 대한 ‘분노’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에는 동의하시나요.
“절반만 동의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문제적이었던 건 맞는데 여성들이 집중한 의제는 성평등에만 국한되진 않았어요. 기사들을 보면서 좀 당혹스러웠던 것은 ‘모두가 성평등에 동의한다’라고 보는 것이었어요. 그렇지 않거든요. 이를테면 어떤 쪽에서는 소수자 혐오 중단을 외치면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하지만, 그 반대인 분들도 ‘계엄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었어요. 하나의 해석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 ‘남태령 대첩’은 농민과 도시 시민, 청년층이 결합한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그때는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던 시기였어요. 트위터에서 농민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았던 것이 조명되면서 팬덤분들이 빠르게 조직될 수 있었어요. ‘이곳이 막히면 우리의 의사도 막힌다’는 공포에 가까운 위기감이 결합을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 정치권과 언론은 광장의 언어를 제대로 읽어냈나요.
“‘새롭다’고 표현한 것, ‘빛의 혁명’으로 부르면서 막상 이야기를 듣지 않는 점이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 어떤 점에서 소외됐다는 겁니까.
“팬들에겐 아티스트와 스태프의 열악한 노동환경, 여성 아이돌을 겨냥한 딥페이크 성범죄 등 절박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제기해왔음에도 철저히 외면당하며 쌓인 ‘무력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응원봉을 든 시민들을 향해 ‘기특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식의 감탄 수준에만 멈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인터뷰만 해봐도 현장의 시민들은 의료 민영화,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 등 이미 고도화된 사회적 의제들을 쏟아내고 있었어요. 이런 의제들을 향한 공론장이 마련되지 않는 현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성평등가족부가 개최한) 토크 콘서트를 통해 남성의 역차별을 조명했는데요. 응원봉 시민들의 등장을 제대로 읽어냈다면, 다른 의제(남성 역차별)를 다루는 토크 콘서트에 앞서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의 만남이 우선되었어야 합니다. (정치권에서) 이 부분을 놓친 게 의도적인 면도 있는 것 같아요.”
- 왜 의도적이라고 봅니까.
“여성혐오가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데, 정치권에서 개선하려는 의지가 안 보여요. 여성들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면 ‘우리에게 표를 준다’는 믿음이 정치권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응원봉을 든 K팝 팬들의 등장은, 정치적 주체를 좁게 설정해온 한국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정치적 전환점이 됐을까요.
“광장이 정치적 경험의 계기는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상계엄처럼 위기 때만 결합하는 방식으로 반복되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어요. 정치라는 것은 일상과 연결돼 있어야 하는데, 청년세대가 그 연결성을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그래서 이를 곧바로 정치적 전환이나 세대교체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2030 여성들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느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겉으로는 오랜만에 규모 있게 조직된 집단이 광장에 나온 것처럼 보였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 문제나 페미니즘 같은 이슈에서는 팬덤 안의 일부 그룹들이 이전부터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게 아니라, 그동안 그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몰랐던 것이죠. 실제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나 노동 집회에 가보면 팬덤 굿즈를 달고 참여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이번 광장에서 눈에 띄었을 뿐, 갑자기 정치적으로 각성한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팬덤의 이야기는 외부인이 알기 어렵기도 하고, 그래서 최소한 ‘듣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 2030 여성들이 열광적으로 호명됐지만, 계엄 이후 제도 정치에서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부처별 업무보고를 보면, 정부가 ‘힘을 실어준다’고 할 때 핵심은 예산인데 성평등가족부에 예산은 주지 않으면서 다른 부처와 협업하라고만 합니다. 성평등 문제는 애초에 한 부처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주관 부처가 책임져야 할 일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광장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요구했던 것이 차별금지법 제정이었는데, 그 법 제정과 관련해서도 소극적이다 못해 회피하는 모양새를 보면서 듣는다는 시늉은 하지만 반영은 되지 않는 듯해서 굉장히 불편합니다.”
- 응원봉,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요.
“일상적으로 정치·사회 이슈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팬덤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모임이나 행사 등을 만들어 사람들이 발화하는 연습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AI) 행동 계획’에서도 K컬처와 AI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논의되고 있는데, AI의 발전을 이야기하기 전에 딥페이크 같은 문제부터 해결돼야 합니다. 그래서 팬들 의견을 취합해 공식적으로 제출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 K팝의 인기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왜 한국에서 못 만들었나 아쉬워하는데, 팬으로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궁금합니다.
“<케데헌> 같은 작품이 나오려면, K팝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논의부터 해야 합니다. 지금은 K팝이 해외에 잘 팔리는 ‘효자 상품’, 경제적 성과의 도구로 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케데헌>이 나오려면 문화예술적으로 K팝이 어떤 가치와 서사를 지니는지에 대한 대중적 인식, 그리고 정치권과 산업계의 시선 변화가 전제돼야 합니다.”
- 어떤 정책적 변화가 필요합니까.
“아이돌 산업은 여전히 불공정 계약, 과도한 노동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어요. 과거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임원진에 문화예술 기획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면, 하이브를 기점으로 지금은 경제 논리를 앞세운 인사들이 임원 자리에 앉아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아이돌은 물론 스태프들의 처우가 오히려 악화됐어요. 정부가 K컬처를 붐업시키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지만,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다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산업의 구조적으로 썩어 있는 부분을 도려내고 정화하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그 과정을 거쳐야만 K컬처의 지속적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아이돌 노조가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과거 틴탑 멤버가 참여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결합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K팝 산업의 주체는 아이돌만이 아닙니다. 스태프, 그리고 팬까지 포함해 이 세 주체가 함께 돌아가는 구조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논의에서는 스태프와 팬들이 배제돼 있습니다. 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별도의 논의 자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성찰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시무식을 하고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딱 한 가지만 보태면 될 것”이라며 “(보태야 할 것은) 성찰이다”라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나마 오만하게 보일 수 있는 언행은 없었는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주장하지만 정작 내 손에 있는 사건에서는 관행이나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면피성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과 우리 조직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성찰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2025년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복구하는 재건의 시간이자 어느 때보다도 검찰 개혁에 강한 동력이 집중됐던 변화와 고통의 시간이었다”며 “검찰 구성원 모두가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억울함 속에 괴로워했던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변화할 수단을 갖지 않은 국가는 보존을 위한 수단도 없는 법’이라는 영국의 보수주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을 인용하며 검찰이 그동안 형성해온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스스로 성찰하며 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검장은 “(검찰의) 사명감, 책임감, 훈훈한 조직문화가 곧 검찰이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중앙지검 구성원 한분 한분이 성찰하는 마인드를 장착할 때 수십 년간 형성된 검찰의 조직문화는 검찰을 변화시키는 훌륭한 수단이자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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