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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마케팅 [신년사설] 서울의 답은 서울 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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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6-01-04 23:51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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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마케팅 새해가 밝았다. 하나, 해 넘어온 세상은 격동 속이다. 1월16일 내란 수괴 윤석열을 필두로 김건희·한덕수·김용현·이상민·박성재, 세 특검이 넘긴 121명의 1심 선고가 줄잇는다. 국민 눈높이·공분 그대로 관용 없이 엄벌해야 한다. 그 단죄와 동시에, 대한민국 헌법에 물어야 한다. 우린 민주국가다. 그럼, 함께 사는 공화국인가. 국가 대개혁과 민생·경제 시동을 걸어야 할 병오년 첫날, 경향신문은 그 답을 ‘지방의 부활’로 적는다.
생중계된 12월 대통령 업무보고를 꿰뚫은 화두가 있다. 지역균형발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첫발 뗀 업무보고에서 “균형발전이 국가 생존을 위한 마지막 탈출구”라고 했다. 산업통상부는 60조원의 권역별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신도시급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보고했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하겠다고, 보건복지부는 그해부터 지역의사제 신입생을 뽑겠다고, 교육부는 거점 국립대 예산을 서울대의 70%까지 늘리겠다고, 금융위는 40조원의 동남권투자공사를 세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 기본계획 재검토와 국민펀드로 까는 송배전망을 제시했다. 이어 달리듯, 부처마다 균형발전 뉴스가 쏟아진 업무보고였다.
이 물꼬는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에서 먼저 열렸다. 6월 광주공항 무안공항 이전·재생에너지 특화도시(광주), 7월 청와대 제2집무실 2029년 완공(대전), 해양수산부 이전(부산), 9월 접경지 규제 해소와 K관광벨트 조성(강원), 10월 메디시티·AI로봇수도(대구), 10월 미군기지·접경지 규제 해소(파주)가 이어졌다. 광주·무안공항 갈등과 해수부 이전은 연내 매듭됐고, 12월엔 대전·충남 통합 그림이 처음 제시됐다. 수도권 제조업을 지방 RE100 산단으로 옮기자는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가 공론화되고, 국토 공간분업을 그린 6개월이다.
이젠, 숫자의 고삐가 풀렸다. 대한민국은 견줄 나라가 없는 초일극 체제다. 국토의 11.8%인 수도권에 국민 50.8%, 신혼가구 54.2%, 청년 55%가 몰려 산다. 동시대 대학생 71%가 이곳에 있고, 그 졸업생 88%가 수도권에 정주한다. 100대 기업 본사 79%(1000대 기업 74%), 예금 71%, 신규 투자 76%, 문화콘텐츠 사업 86%, 대형 병원·언론사가 쏠려 있는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52.8%에 달한다. 그 과집적 그늘도 깊다. 올해 서울 집값 상승률 8.48%, 월세 상승률 3.29%는 다 최고치다. 교통혼잡비도 41조원을 넘었다. 그래도, 해마다 6만여명의 2030이 수도권에 순유입된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답 없이 팽창하는 땅이 되어버렸다.
4년 전이다. 경향신문의 ‘수도권·지방, 두번째 분단’ 기획취재팀과 만난 부산의 20대 교사는 서울을 “나쁜 심장”이라고 했다. 청년·일자리·돈 빨아들이고, 전기는 끌어다 쓰며, 생활쓰레기 토해내는 서울공화국에 던진 직설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간 청년의 연소득이 23% 늘었다는 정부 조사가 있었다. 입경(入京) 비용에 혀 내두르는 지역 젊은이도 서울은 막연히 가고픈 ‘기회·주류’의 땅이다. 중심에선 중심이 보이지 않는다. 강남이 그렇고, 서울이 그렇다. 서울도 아프지만, 그 밖은 더 아프다. 지방의 눈으로, 청년의 눈으로 난제를 풀어가야 한다.
거기서, ‘5극3특’이 나왔다. 수도권·동남권·중부권·대경권·호남권 5극으로 국토를 초광역화하고, 전북·강원·제주 특별자치도를 두자는 구상이다. 박정희부터 윤석열까지, 역대 정부의 산발적 거점·혁신도시 전략은 ‘낙수(落水) 효과’ 없이 지방을 일터·삶터로 살리지 못했다. 그 성찰일 테다. 인구·도시·굴뚝산업이 쑥쑥 크던 시절엔 광역시 승격하고 행정기관을 분리했지만, 지금은 행정·경제·생활권을 합친 특별지자체가 더 경쟁력 높다고 본 것이다. 초광역화는 추세다. 독일은 2005년, 미국은 2006년, 중국은 2009년 10~11개씩 거대 권역을 설정했다. 프랑스는 2010년 300만명급 22개 레지옹을 500만명급 13개로 통합했고, 일본은 2014년 3각의 도쿄·나고야·오사카권을 짰다. 한국에선 여야 모두 끄덕인 대전·충남권이 앞서 달린다. 하나, 어느 곳도 우여곡절 많을 길이다. 촘촘한 광역교통망이 깔리고, 소외 지역 보듬고, 대구경북·광주전남처럼 지자체장·의회가 일색인 곳은 정치제도 개혁도 뒤따라야 한다. 세제·규제·재정 지원을 과감히 늘려 초광역화의 내실과 속도를 높여야 한다.
회색 코뿔소, ‘예견되고 경보음이 계속 울려도 방치되는 위험’을 가리키는 경제용어다. 닷새 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에 인구·기후·양극화·산업기술 격변·지방 소멸의 구조적 위기가 있다”며 이 말을 꺼냈다. 정부로선 ‘이방인’ 격인 보수 학자의 시선이지만, 그 다섯 가지는 이 대통령도 6개월간 되뇐 국정과제다. 이제 내란의 깔딱고개를 막 넘는다. 나라는 저성장·고환율·초고령사회·서울 집값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일자리로 보면, AI와 대미 투자는 양날의 칼이다. 수출은 날고 내수는 기고 있다. 탄소국경세 넘을 재생에너지도 속히 키워야 한다. 이혜훈이 회색 코뿔소로 비유한 ‘경제’는 ‘서울’로 바꿔도 무방하다. 복합위기다. 시간도 많지 않다. 954만명 최다 인구 세대,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은퇴 전에 길을 찾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 5년이 맞닥뜨린 숙명이다.
이호철이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를 쓴 게 1966년이다. 박정희 정부가 “서울의 근본 문제는 인구 집중”이라며 임시행정수도를 거론한 게 1977년이다. 지금도 늦었다. 발상도 예산도 공존·상생으로 대전환하고, 적과 적만 있는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서울의 답은 서울 밖에 있다. 6·3 지방선거가 있는 병오년, 균형발전·분권·자치와 지방정부가 명실상부해지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내년이면 나 어릴 적 글 배우러 간 병오년/ 생애 돌아보니 가는 곳마다 초가 살림/ 화답하는 벗이라곤 어부와 나뭇꾼이지만 늘 만족한다 말하고/ 집안에 있는 거라곤 푸성귀에 거친 밥이지만 더 바랄 것 하나 없네/ 어렵고 험한 오늘을 탄식할 것 없어라/ 내 돌아갈 곳 옛사람의 글이 있으니/ 가련토다 명예와 이익을 좇는 사람들/ 종신토록 허덕여도 끝내 공허뿐인 것을.”
이른바 ‘안빈낙도(安貧樂道)’, 평생 옛글만 읽으며 가난한 삶에서도 즐거움을 누리는 선비의 모습이 그려지는 시이다. 집안 살림이 어찌 되든 공자 왈 맹자 왈하는 모습이 오늘의 시야에 좋게 보이지만은 않지만, 한편으론 각박한 현실을 초탈한 여유로움에서 예스러운 멋이 느껴지기도 한다. 조선시대 어느 때, 어느 선비가 지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당시로서는 보편적인 이상을 표현했고, 그만큼 상투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 시가 1905년 을사년 섣달 그믐날에 면암 최익현이 지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같은 시가 다르게 읽힌다. 도끼를 지니고 엎드려 병자수호조약에 결사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유배를 무릅쓴 거듭된 상소로도 뜻이 관철되지 않고 일본의 침탈이 현실화되자 최익현은 결국 항일의병운동을 이끌게 된다. 11월 을사늑약의 소식을 듣고 이듬해인 병오년 정월에 궐기하기로 선비들과 약속한 때가 이 시를 짓기 며칠 전이었다. 최익현이 스승 이항로를 찾아 학문의 길에 들어선 것은 60년 전의 병오년, 14세 때 일이다. 이제 74세가 되는 병오년에 평생 배운 학문을 실천으로 옮겨 우국충정에 몸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을사년의 마지막 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지은 시이다.
음력과 양력의 차이는 있지만, 2026년 우리에게도 병오년이 주어진다. 무엇으로 지난 삶을 돌아보고 내년을 기약할까. 최익현이 돌아갈 곳으로 삼았던 옛 사람의 글을 그대로 우리의 신념으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죽은 문자가 아니라 의연한 실천으로 살려내려는 시점에 담담하게 써내려간 최익현의 시를 읽으며, 그로부터 두 번째 병오년을 맞는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살아가고 있는지 찬찬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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