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이혼전문변호사 [신년 기획 - 에세이]절로 위대해지는 영혼은 없다 - 김홍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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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6-01-05 09:16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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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필리핀 민다나오 밀림지대 원주민 지역에 가서 봉사 활동을 하며 울창하고 험준한 산길에서 신발 때문에 하도 고생을 해서, 그다음 해에는 아끼느라 신지 않고 보관해둔, 선물 받은 고급 신발을 신고 봉사 활동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산악지대에서 사흘 만에 탈이 났지요. 신발 바닥이 쩍 벌어져서 걸을 수 없게 되자 법륜 스님께서 끈을 구해 묶어주었지만 얼마 못 가 또 벌어졌습니다. 고급 신발이라도 오래 두면 접착제가 삭아서 신을 수 없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죠.
자, 묻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고급스럽고 오직 하나뿐인 게 누구일까요? 바로 알아차렸겠지요. ‘나 자신’입니다. 아끼지 말고 얼른 자꾸자꾸 나를 써먹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는 저 자신은 자주 잘 써먹었을까요? 말은 참 잘합니다만 실제는 그냥저냥 대충 살던 대로 살고 있습니다.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사실은 제 입으로 한 말도 지키지 않는 거짓말쟁이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책방과 화장실에 ‘인생 딱 한 번, 잘 놀다 가지 않으면 불법’ 이렇게 써 붙여 놓고 읽을 때마다 스스로 거짓말 그만하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합니다.
# 마음으로 걸었을 뿐
베트남 출신 불교 지도자 틱낫한 스님을 따라 한여름에 ‘걸음 명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땡볕이 이글거려 저는 일회용 종이 모자를 쓴 채 스님 뒤를 따랐습니다. 모자도 쓰지 않은 민머리의 스님은 천천히 자박자박 걸었지만 저는 땅에서 솟는 열기와 머리를 후끈거리게 하는 햇볕 때문에 분심이 들어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었습니다. 명상이 아니라 고통이었습니다. 사방이 막힌 방이나 나무 그늘에서 명상을 해봤고, 묵언 수행, 죽음 명상, 면벽 수행, 깨달음의 장에도 가봤지만 햇볕을 온몸으로 받는 ‘걸음 명상’은 참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득도한 스님을 어찌 저 같은 범인과 비교를 하랴만, 더운 나라 태생이라 하더라도 불화로를 이고 걷는 듯한데 어찌 명상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명상을 마치고 여쭈었지요. 제가 견디기 어려웠던 정황을 말씀드리며 스님은 어떤 마음으로 명상을 하셨느냐고.
“선생은 몸으로 걸었고, 저는 마음으로 걸었을 뿐입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살아온 제 삶을 되돌아보며 절을 올렸습니다. 마음은 우주만큼 크기도, 먼지보다 작기도 하다지요.
# 잘 노는 법
우리나라 기성세대는 거의 노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놀게 내버려 두지도 않았으며, 놀면 나쁜 사람 취급을 받던 시절이 꽤 길었습니다. 농경, 산악, 정착 국가였기에 생존 비법으로 죽자 사자 일만 하고 품앗이와 두레 정신으로 단련하며 살 수밖에 없었죠. 절대 빈곤의 식민지로 동족상잔의 참혹한 비극을 겪었고, 아직도 철조망에 가로막힌 섬나라 형상이지요. 삶이 절박하여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죽어지면 못 노나니…”라는 노래까지 생겼지요.
택시 기사의 푸념과 하소연에 가슴 시렸습니다. 젊어서부터 동대문시장에서 옷장사를 했는데 고생 끝에 65살에 가게를 정리하고 나서야 두 다리를 쭉 뻗고 쉴 수 있었답니다. 그러나 석 달도 안 되어 기가 빠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온종일 무기력했답니다. 그제야 평생 뼈 빠지게 일만 하느라 노는 법을 몰랐다는 걸 알았답니다. 고심 끝에 택시 운전을 시작하니 불안, 무기력증, 불면증이 사라졌다네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어느 미술관 사진작가는 정년퇴직하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작정을 했답니다. 그러나 퇴직하자 사진 작업이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고 온종일 나른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택시 운전을 하자 마음이 편안해져서 사진 찍기도 다시 시작했다고 합니다. ‘노는 법을 모르는 게 아주 큰 병’이라고 했지요.
우리 자녀들에게 잘 노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일할 때는 몰입하여 정진하고 놀 때는 신바람 나게 놀아야 세상살이가 참 좋다는 걸 알게 됩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빠진 것은 혹시 잘 노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 님의 마음에도 꽃은 피겠지요
서울의 강북 지역, Y형 모퉁이에 있는 집 앞에 쓰레기가 자꾸 쌓이곤 했답니다. 큰길로 내려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데 누군가 중간에 그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니까 다른 사람도 계속 들고 내려가기 귀찮으니 눈치 보다 은근슬쩍 던졌겠지요. 이럴 때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건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면 고발한다’는 경고 글귀입니다. 그런데 그 모퉁이 집 담장에 이런 글이 붙었다고 합니다.
‘버리는 님의 마음에도 꽃은 피겠지요.’
그날부터 그 자리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갓난아이는 모든 걸 울어서 해결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배고파도 졸려도 기저귀가 젖어도 우는 수밖에 없겠죠. 그러나 어른이 되면 말과 글과 표정 따위로 해결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많은 어른들이 갓난아이 떼쓰듯 고함, 억지, 비난, 궤변은 물론 악다구니로 몸싸움을 하고 고소, 고발 풍조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비논리적으로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는 건 세상을 어지럽히기만 하지요.
나라와 국민을 위한답시고 악을 쓰는 거겠지만 상대의 말이 틀린 게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새겨듣는 기술을 익혀야 좋은 세상 아닐까요? 대한민국을 불면증의 나라로 만든 게 누구인가 곰곰 새겨보면서 말이죠. ‘북북 우기는 님의 마음에도 꽃은 피겠지요’라고 어른답게 웃어주면 안 될까요? 전들 아니 그랬겠냐만 제 책방에 이렇게 써붙여 놓았습니다.
# 희망의 다른 말은 곧 자유
물은 맛이 없어 평생 마실 수 있고, 공기는 향기가 없어 평생 마실 수 있지요. 물이 맛있고 공기에서 향기가 난다면 그 맛과 향이 몹시 지겨울 겁니다. 그러나 인생은 딱 한 번밖에 못 살고 지금이 마지막이기에 맛깔스럽고 향기 나게 살아야 합니다.
태초에 인간은 무수한 천적들에게 포위되었겠지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무수한 고난을 통과하여 진화했기에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인간의 천적은 세월입니다. 세월만 천적이 아니라 질병, 노쇠, 다툼, 갈등, 근심, 걱정, 화, 짜증도 천적이죠. 천적이 있어야 진화한다는 주장에 끄덕이게 됩니다.
서울대공원 동물 70%는 평균 수명대로 못 산다고 합니다. 보호받고 먹이 풍족하고 약 처방까지 받는데도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갇혀 있기 때문이죠. 동물 몸에 추적 장치를 하여 풀어주고 관찰해보니 천적을 피해 먹이 찾느라 고생하지만, 갇혔을 때보다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전문가의 소견을 읽은 적이 있지요.
세상살이에 몸과 마음이 갇히면 식민(植民)으로 살게 됩니다. 아니, 정신적 노예로 사는 꼴이지요.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베스트셀러 중 하나는 ‘꿈 해몽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몸이 갇혀 있으니 마음은 더 심하게 구속되었기에 온갖 꿈을 꾸게 되겠지요. 꿈 해몽 책은 희망의 다른 표현이고, 희망의 다른 말은 곧 자유입니다. 지금 살아있는 것만도 자유이고 기적이 아닌가요?
# 내 인생의 별에게 고마움을
제가 조선조 후반쯤에 태어났다면 한 번 살다 죽고 다시 태어나 두 번째 살았어도 지금 죽을 나이가 되었죠. 근래에는 장례식장 찾는 게 빈번해졌습니다. 조문을 쓸 때 ‘하늘에 곱게 오르시어 별이 되신 고인께 삼가 향촉을 바칩니다’라고 쓰기도 합니다.
지구의 모래알 개수를 7.5×1018(7.5퀸틸리언, quintillion=100경)으로 추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래알을 모두 모아도 별의 숫자에 비하면 한 줌에 불과하다고도 합니다. 더구나 현재까지도 우주의 크기가 얼마나 광대무변한지 정확히 모른다고 합니다.
제가 어릴 적, 밤 12시가 되어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면 주변에 전깃불이 모두 꺼졌습니다. 별똥별 7개만 보면 시험을 잘 본다는 속설을 믿고 마당의 멍석에 누워 별똥별을 세어보곤 했지요. 세상이 좋아지고 도시의 밤거리가 환해지고는 별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깊은 산속에서 밤을 맞거나 민다나오 밀림지대, 인도의 불가촉천민이 사는 마을, 히말라야 고산지대, 사하라 사막에서의 밤하늘은 금방이라도 별이 무진장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정말 별이 지구의 모래알보다 엄청 많다는 걸 느끼게 되지요.
별을 보려면 모든 불을 꺼야 합니다. 우리 마음속은 늘 불이 켜져 있지요. 그래서 영혼의 별을 볼 수 없지요. 가끔 마음속 불을 꺼야 초롱초롱하고 반짝이는 내 인생의 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전되었을 때 전기의 고마움을 알듯 ‘마음의 불’을 꺼봐야 내 인생의 별에게 고마움을 느끼겠지요.
# 진실의 입
로마에 가면 ‘진실의 입’이라는 원형 석판이 있지요. 거짓말을 한 사람이 조각상 입속에 손을 넣으면 싹뚝 잘린다는 전설 때문에 유명해졌지요. 사람들은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사진을 찍습니다. 저도 갈 때마다 손을 넣고 사진을 찍습니다. 전설처럼 정말 손목이 잘린다면 손 넣을 사람이 있을까요?
잘리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손을 넣고 웃습니다. 그때 알게 됩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는 걸. 인간은 애써 하얀 거짓말이든 빨간 거짓말이든 하며 살아간다는 걸 인정하게 되지요. 인생사에 거짓 없이 살기는 무지무지하게 어렵습니다. 거짓으로 출세하고 욕심껏 챙기고 해코지하고 혼자 잘 사는 자가 어지간히 많은 세상이 되었다고들 합니다.
사람이 다 살고 하늘에 올라가면 “이 땅에 살았을 적에 기뻤냐? 남도 기쁘게 했냐?” 이렇게 딱 두 마디만 묻고 둘 다 그렇다고 하면 천당, 하나라도 아니라면 지옥으로 보낸다는 이집트 교훈이 떠오릅니다. 거짓으로 치부하고 출세하고 잘난 척한 자는 혼자 기뻤고 남을 해코지했으니 그 교훈대로라면 지옥에 가겠지요. 하늘에도 이 땅에도 진짜 작동이 되는 ‘진실의 입’ 같은 게 있다면 우리 세상이 살 만할 텐데 말입니다.
‘진실의 입’은 바로 사람 마음속에 있겠지요.
# 절로 위대해지는 영혼은 없다
말 많고 잘난 척 언성 높이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고들 합니다. 2025년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간결한 말이 참 근사하다는 걸 알았죠. 대상을 포함하여 18명이 수상했는데 모두 매우 간결한 수상 소감을 했지요. 뿐만 아니라 인사말, 격려사, 축사까지도 짧았습니다. 말이 많고 긴 것은 자기를 드러내려는 행위이고, 잘난 척하는 건 알아주기를 바라는 행위인데, 말 많은 세상에 돋보이는 건 오히려 ‘말 줄임’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목사님의 설교, 스님의 법문, 신부님의 강론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말이 난무하면 비웃음과 질시와 비난이 횡행하기 마련이죠. 칭찬과 격려와 섬김의 말은 길거나 화려하지 않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질시, 비웃음, 비난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말이 너절하기 쉽습니다.
사회 지도층 사람들 모임에서 특강을 한 뒤 자유로운 대화 시간에 어느 분이 “세상이 어지러울 때 영웅이 나온다 했는데 왜 보이질 않느냐?”고 하길래 저는 딱 한 마디 했습니다.
“우리 국민이 영웅입니다. 2024년 12월3일 밤, 국민의 함성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의 상징임을 입증했으니까요.”
공자는 <논어> 술이편(述而篇)에서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고 했지요. 기술하되 지어내지 않는다는 뜻이죠. 사실 그대로 기술하고 존중해야 역사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역경을 뛰어넘지 않고 절로 위대해지는 영혼은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인의 웅대한 기상과 기개가 반드시 빛을 발할 것입니다.
검찰이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법안’ 통과 이후부터 연말까지 자신들의 ‘직접·보완수사’ 성과를 홍보하는 수사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 서울 지역 지방검찰청이 발표한 수사성과 자료에는 ‘경찰 대비 우위의 수사력’을 강조하는 취지의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오는 10월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을 지키느냐, 내주느냐’ 기로를 앞두고 막판 여론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지역 4개 지검은 지난해 9월26일부터 연말까지 총 17건의 직접·보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부지검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남부지검이 6건, 동부와 북부지검이 각 2건을 발표했다.
검찰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경찰을 직격하는 표현이 여럿 등장한다. 지난달 31일 남부지검은 “경찰이 장기간 방치한 불송치 기록을 검토해 암장될 뻔한 음주운전 사건의 전모를 규명했다”며 수사 성과를 발표했다. 남부지검 인권보호부는 최근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도 장기간 송부하지 않던 음주운전 사건 기록을 최근 송부받은 뒤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다시 검찰에 송치하자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증거를 바탕으로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 지난달 30일 피의자를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남부지검은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한 뒤 3년 넘게 검찰로 사건이 넘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서부지검도 보완수사 성과 사례를 발표했다. 서부지검은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 부실근무 의혹을 받던 가수 송민호씨와 송씨의 복무관리책임자 A씨를 지난달 30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부지검도 “직접 보완수사를 실시해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 외에도 송씨의 추가 무단결근 사실을 밝혀내 함께 기소했다”고 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검찰 개혁론자’로 알려진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도 같은 취지의 수사성과를 발표했다. 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지난해 11월 경찰이 송치한 보이스피싱 사건을 보완수사해 자금세탁책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동부지검은 “(경찰에서) 말단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만 불구속 송치된 사건”이라며 검찰이 6개월간 직접 보완수사해 자금세탁책을 구속시켰다고 설명했다.
북부지검은 지난해 11월 국세 체납자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해 ‘위장 이혼’으로 부동산 매매 대금을 은닉한 사실(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을 적발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북부지검은 “직접 보완수사로 혐의 전모를 규명한 사안으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필요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이 같은 검찰의 잇따른 보완수사 성과 발표는 최근 첨예하게 벌어진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논쟁’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해체’를 추진하던 여권 내에서도 ‘경찰권 견제 어려움’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폐지가 무리하다는 반론이 적지 않고, 법무부도 최근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며 “검찰 보완수사는 인권 보호의 보루”라고 지원하자 적극 홍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피해자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보완수사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로 간판은 내리게 됐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검찰의 홍보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온천은 좋은데 교통이 불편하고 볼거리·즐길 거리가 너무 없어요. 젊은이들이 안 올 만하지.”
경기도 판교에 거주하는 강한실씨(79)는 전날 지인들과 고속철도를 타고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충주시 수안보온천을 찾았다. 강씨는 “호텔에서 자고 목욕하는 것 외에는 할 게 없었다”며 “차가 없으면 호텔을 나가는 것도 힘든데 누가 다시 오겠느냐”고 했다.
충북 충주시가 수안보 관광 활성화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부내륙선 KTX-이음(충주~문경)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1시간 20분대로 가까워졌지만, 즐길 거리와 교통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방문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안보는 한국 최초의 자연 용출 온천으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악성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자주 찾아 ‘왕의 온천’으로 불린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300만 명 이상이 방문했지만, 이후 전국에 온천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4일 오후 찾은 KTX 수안보온천역은 한산했다. 대기실에는 8명이 고속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는 판교와 문경을 오가는 상·하행 고속열차가 하루 8차례 정차한다. 주말인 일요일은 관광객들로 붐벼야 할 시간이지만 역사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수안보온천역에서 자동차로 4분 정도 걸리는 수안보 온천지구도 한산하기는 매한가지다. 일부 점포들은 문을 닫은 지 오래고, 전통시장인 수안보풍물시장에서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왔다는 김모 씨(35)는 “예약한 호텔까지 버스를 타도 20분 넘게 걸어들어가야 해서 택시를 불러 호텔로 갔는데 체크아웃을 할 때는 택시조차 없어 40분을 기다렸다”며 “교통도 불편하고 즐길 거리도, 볼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중부내륙선 KTX-이음 개통으로 2024년 11월 30일 수안보온천역이 신설되면서 수안보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성적은 초라하다.
코레일의 ‘수안보온천역 월별 승하차 인원 통계’에 따르면, 개통 직후인 2024년 12월 3487명을 기록한 뒤 지난해 1월 3242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같은해 2월 2896명, 3월 2612명으로 줄어들다가 9월에는 1948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2688명으로 다소 늘었지만 개통 초기와 비교하면 23%나 줄어든 수치다.
충주시는 연간 300만 명이 찾았던 수안보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2년 8월 문을 닫은 수안보 와이키키 리조트를 미디어아트 복합휴양시설로 만드는 민간 리모델링 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해당 사업자는 1500억 원을 투입해 호텔, 미디어아트 전시장 등을 조성하려 했지만 자금난으로 사업을 멈췄다.
시가 직접 추진해온 온천체험숙박시설 ‘휴온정’ 건립 사업마저 시공사와의 문제로 지난해 9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충주시 관계자는 “온천 외에 체류하며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수안보의 약점”이라며 “도로망 확충과 민간 투자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안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과 교통편의 제공 등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상규 청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역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연계 교통 시스템이 미비하면 관광객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역을 거점으로 주요 관광지와 맛집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나 안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족단위 및 젊은층을 유입시키기 위한 특색있는 시설 도입 및 축제 강화 등 소프트웨어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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