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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굿뉴스’ 변성현 “은은하게 돌아 있는 영화 만들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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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0-31 04:21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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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은은하게 돌아있자. 좀 이상한 영화를 만들어보자.”
변성현 감독(45)이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를 만들 때 중심에 둔 말이다. 영화가 소재 삼은 1970년 일본항공(JAL) 요도호 공중 납치사건은 2025년의 관객이 보기에 이미 희한하다. 일본 극좌 공산주의 단체 ‘적군파’는 이념의 실현을 위해 비행기를 납치하면서까지 북한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현재의 북한을 아는 관객들이 이들의 행동 동기를 이제 와 이해하기는 어렵다.
당시 여객기는 “평양까지 갈 기름이 부족하다”는 기장의 기지로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잠시 착륙하지만, 적군파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승무원 7명 등 129명을 태운 비행기가 꼼짝없이 평양으로 날아가게 될 판에 한국에서는 <트루먼쇼>같은 작전이 벌어졌다. 교신으로 서울을 ‘평양’이라고 속여 이 비행기를 김포공항에 착륙시키자는 계획이다.
변 감독은 이 요란한 극적 실화를 자기만의 블랙 코미디로 풀어냈다. 100여 명의 목숨이 위협받는 위급 상황이지만, 한국·일본·미국 당국자들은 자신의 책임소재를 줄이기 급급하다.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음. 다만, 모든 등장인물과 상황은 상상에 의한 허구임.’ <굿뉴스>를 틀자마자 보이는 첫 안내 문구가 경쾌한 반말처럼 들리는 건, 권력의 무능을 들추는 영화가 지닌 해학의 에너지 때문일 테다.
또한 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2017)과 <길복순>(2023)에서 선보인 만화적 연출의 정수를 보여준다. 버튼 ‘클릭’ 한 번으로 여객기의 교신 주파수를 낚아채야 하는 한국의 관제사 서고명(홍경)과 북한 관제사(박해수)의 대결은 총알 한 발로 승부를 가르는 서부극의 한 장면으로 전환된다. 독재 정권 아래 갑자기 큰 책무를 맡은 고명이 상상한 과장된 미래(‘성공하면 영광, 거역·실패하면 고문’)도 플래시백으로 빠르게 제시된다. 분명 연출이 과한데 부담스럽지 않고, 되려 세련되게까지 보이는 것은 감독이 부리는 마법이다.
“그 어느 때보다 콘티 작업에 신경 썼어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변 감독이 말했다. 원래도 콘티를 꼼꼼히 구상하기로 유명한 그이다. <굿뉴스>가 달랐던 점은 작업 순서다. 이전에는 변 감독이 1차로 작업한 콘티를 촬영감독이 촬영에 적합하게 수정했었다면, 이번에는 변 감독이 후반에 들어갔다. “(촬영 기술에 구애받지 않고) 상상할 수 있길 바랐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굿뉴스>의 매 장면은 화각, 연출, 이야기 구조 측면에서 내내 참신하다.
그가 이토록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굿뉴스>가 ‘요도호 납치 사건’을 단순 재현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진실은 때론 달의 뒷면에 있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이 명언이 먼저였다. “믿었던 것이 거짓일 때가 있고, 진실도 때론 떨떠름하다는 생각을 하던 때”였다. “권위 있어 보이는 명언조차도 거짓말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요도호 납치 사건은 그에 적격이라 생각했죠. 일단 (김포를 평양으로) 속이려고 하는 얘기니까요.”
상상의 세계에서 변 감독은 직위도 이름도 없지만, 권력의 더러운 일을 뒤에서 도맡는 해결사 ‘아무개’(설경구)를 만들어냈다. 작전을 지휘하는 그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상황을 관객에게 설명하듯 말하는 등 ‘제 4의 벽’을 넘나든다. 변 감독은 “관객들이 극에 몰입하기보다 거리감을 두고 상황을 지켜봤으면 했다. 그래서 아무개는 저 본인이기도 한데, 계속 관객에게 말을 걸면서 (몰입을 깨려 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하고 싶던 말을 “가볍게, 은유적으로” 전달한 것이 흡족하다고 했다. 그는 “진중한 톤이었던 <킹메이커>(2022) 때는 하고 싶은 말을 너무 관객한테 강요했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그 실수를 만회한 것 같아 작가로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굿뉴스>는 넷플릭스에서 “올해 최고의 넷플릭스 실사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극장에서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도 있다’는 말에, 변 감독은 “저도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고 싶지만, 이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저와 적극적으로 뜻이 잘 맞았던 게 넷플릭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랑 손뼉이 잘 맞는다면 극장이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건 가리지 않고 재미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쪽방에 사는 사람도 1종·2종 의료보험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갖고 있는 병이 워낙 많아 진료일수 제한에 걸리는 거예요. 그러니 병원은 자주 이용하기 어렵지만, 여기는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죠. 하고 싶었던 말도 다 들어주고…그런 데서 많은 고마움을 느끼시더라고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요셉의원에 상주하는 의사는 고영초 원장이 전부다. 그외에는 130명의 봉사의가 돌아가며 환자를 돌본다. 말이 봉사의지, 상당수는 현직 대학병원 교수거나 개인병원 의사들이다. 진료 과목의 범위나, 의료진의 수준만 보면 종합병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요셉의원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산하 요셉나눔재단이 만든 의료원이다. 1987년 8월 고 선우경식 원장이 관악구 신림동에 세운 이후 현재 이곳까지 40년 가까운 기간동안 의료 취약계층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요셉의원이 서울역 인근 동자동으로 옮긴 것은 지난 7월 22일이다. 이전까지는 1997년부터 28년간 영등포 쪽방주민과 노숙인을 살피다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을 찾는 환자도 꾸준히 늘어 하루 100명 안팎의 노숙인·쪽방주민이 다녀간다.
하루에 봐야 할 환자가 백여 명에 달하면 힘들 법도 한데 고 원장은 “서울역쪽으로 의원을 옮긴 후 환자와 봉사자가 전보다 편하게 올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영등포에서 진료를 보던 환자들도 이곳까지 먼 걸음을 한다. 당뇨와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위완수씨(53)도 치료를 받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영등포에서 이곳까지 온다. 지난 24일 만난 위씨는 “편안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세심히 신경을 써주는 선생님이 여기 계시니 또 오게 된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오후 진료 중에는 짬을 내 방문진료도 나간다. 병원까지 오기 어려운 환자들은 직접 집으로 찾아가 진료를 보는 것이다. 요셉의원이 설치한 요셉이웃사랑센터는 매주 평일 오후 2시~4시 봉사의와 방문 간호사가 동자동·후암동 일대 쪽방촌을 찾아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한다.
보험진료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난민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고 원장은 “인공지능 번역기를 쓰니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요셉병원은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정밀검사가 필요하거나, 상급병원의 처방을 받아야할 상황이 발견되면 모든 비용을 지불해 치료받도록 하고 있다. 꽤 많은 비용이 여기에 투입되지만 고 원장은 “5500여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의 지원이 있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요셉의원은 단 한 푼의 정부지원 없이 순수 민간후원으로 운영된다.
고 원장은 “매일 매일 기적같은 일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쪽방 주민에게 밥을 해 줄 쌀이 떨어지면,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병원 문 앞에 쌀포대가 놓여 있었다. 이런 ‘기적’이 숱하게 이어졌다. 처음 요셉의원이 세워질 당시 ‘석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요셉의원은 기적이 쌓이며 40년 가까이 쪽방촌 무료 진료를 할 수 있었다. 300명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요셉의원은 진료 외에도 음악치료, 영화 상영, 법률 상담, 목욕서비스, 무연고자 장례 지원 등 여러 지원 활동을 한다. 외부로 보이는 질환뿐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까지 보듬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려는 초대 원장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5대 원장인 고 원장도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
고 원장은 신학교를 다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일반고로 옮겨 의대에 진학했다. “원래 신부가 되려고 했으니 신부와 가장 비슷한 직업이 뭘까 생각했죠. 신부를 영혼의 치료사라고 생각한다면, 육체의 치료는 의사가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자연스럽게 의대를 지망하게 됐어요.”
본과에 진학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봉사에 나섰다. 19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외과, 건국대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다 퇴임한 이후인 지난 2023년 3월부터 이곳의 병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요즘 요셉의원의 목표는 방문진료 기능 강화다. 고 원장은 “방문진료시 사회복지사 및 정신건강 상담사가 간호사와 함께 동행하면 훨씬 효과적인 진료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인력을 파견·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김혜경 여사가 27일(현지시간)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 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총리 배우자 완 아지자 여사 초청으로 열린 이날 배우자 프로그램 행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회원국 정상 배우자들에게 “아름다운 역사의 도시 경주에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한 이들 가운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캐나다 정상 배우자가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배우자 프로그램은 말레이시아 독립의 상징적 장소이자 역사·문화 유적지인 스리느가라에서 진행됐다.
김 여사는 스리느가라 문화유산 보존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대중을 위한 공공장소로 관리해 나가려는 노력이 인상 깊다”고 평가했다.
김 여사와 각국 정상 배우자들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전통의상 끄바야 전시를 관람하고 전통음악 감상 시간도 가졌다.
김 여사는 “끄바야는 동남아시아 각국의 다양성 속에서 문화적 연대와 공통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큰 의상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한복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오찬 행사도 열렸다. 김 여사는 이날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으로 구성된 오찬에 참석해 정상 배우자들과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오찬 중 말레이시아 음악인이 K팝 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를 라이브로 연주했고, 현장에 있던 정상 배우자 등 참석자들이 노래에 맞춰 함께 율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K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고 안 부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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