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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책 [속보]법원 “뉴진스·어도어 전속계약 유효”···뉴진스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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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0-31 16:23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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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책 걸그룹 뉴진스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기획사) 어도어 간 전속계약 분쟁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정회일)는 30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다섯 명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어도어)와 피고들(뉴진스) 사이 2022년 4월21일 체결된 각 전속계약은 유효함을 확인한다”면서 어도어 측 청구를 전부 인용했다. 소송 비용도 뉴진스 측이 부담한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어도어가 전속계약상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해 신뢰관계가 파탄났다’는 뉴진스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는 사정만으로는 매니지먼트 공백이 발생했다거나 그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민 전 대표가 반드시 대표이사를 맡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속계약에 없다”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들이 민 전 대표에 대해 높은 신뢰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직을 보장하는 것이 전속계약상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어도어 측이 민 전 대표 해임 이후 그에게 사내이사로서 뉴진스 프로듀서 업무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민 전 대표가 이를 거절하고 사내이사직에서 스스로 사임한 사실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증거로 인용하면서 “민 전 대표는 뉴진스가 포함된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려는 의도로 사전에 여론전, 소송 등을 준비했다”며 “그 과정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고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들을 내세워 하이브가 부당하게 대했다는 여론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어도어를 인수할 투자자를 알아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행위는 뉴진스 측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어도어의 전속계약상 의무불이행으로부터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 대해 한 감사 또한 뉴진스와 어도어의 신뢰관계를 파탄시킨 보복성 감사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 등을 베꼈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뉴진스와 아일릿의 기획안, 화보에서 일부 유사한 점이 확인되나, 아일릿이 뉴진스 콘텐츠를 복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여성 아이돌의 콘셉트는 상표권, 퍼블리시티권, 지적재산권 등에 포함된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일릿 매니저가 아일릿 멤버들에게 뉴진스 멤버 하니를 ‘무시하고 지나가라’는 말을 했음에도 어도어가 하니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니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무시’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하고 강조했다면서 “CC(폐쇄회로)TV상 아일릿 멤버들이 하니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뉴진스와 같이 데뷔 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거액의 투자가 이뤄지고 성공해야 회수할 수 있는 게 일반적”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충분한 팬덤을 쌓은 후에 경영상의 판단 영역인 인사, 콘텐츠 제작 등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하려는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전속계약의 강제로 인한 인격권 침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어도어 측은 입장문을 내고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법원은 여러 소송들에서 어도어가 전속계약에 따른 매니지먼트사의 지위에 있고, 뉴진스는 어도어와 함께 연예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결정을 반복해 내렸다”며 “오늘의 결과가 뉴진스에게도 사안을 차분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와의 논의를 통해 팬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뉴진스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멤버들은 법원 판단을 존중하나, 이미 어도어와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현 상황에서 어도어로 복귀해 정상적인 연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항소심 법원에서 그간의 사실관계와 전속계약 해지에 관한 법리를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살펴 현명한 판결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해 8월27일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같은 해 11월13일 어도어 측에 ‘2주안에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로 복귀시키라‘고 요구했고, 어도어가 수용하지 않자 11월29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어도어는 지난해 12월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을 내면서 뉴진스 멤버들의 독자 활동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뉴진스 측이 이의신청과 항고까지 냈지만 모두 어도어 측이 이겼다.
“명복·RIP 상투적 표현 아래형언할 수 없는 마음이 담겨”유가족·생존자·외국인·시민많은 추모 체감토록 ‘아카이빙’
젖은 메모지 얼려서 습기 제거필압 흔적은 따로 손글씨 복원“시민들 볼 수 있게 공개 예정”
디지털화 참여한 시민들
지난 3년간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발자국처럼 메모를 남겼다. 시민들이 메모지에 꾹꾹 눌러쓴 글귀에는 마음의 무게가 실렸다. 눈, 비, 바람과 함께 사계절이 3번 지났다. 어떤 메모지는 찢어졌고, 어떤 글자는 습기에 번졌다. 필압의 흔적만 남은 메모도 있다.
시민들의 마음을 지키고 싶은 이들이 모였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는 참사 직후부터 지난해까지 시민들이 현장에 남긴 추모 메시지를 모으는 ‘기억담기’ 활동을 했다. 올해는 모인 추모 메시지를 디지털화했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남기겠다는 취지에서다. 초기부터 최근까지 아카이빙에 참여한 양진영씨(27), 정준현씨(48·가명)와 프로젝트를 담당한 박이현 문화연대 활동가(37)를 지난 24~26일 인터뷰했다. 이들은 ‘아카이빙’이 시민들이 남긴 추모의 ‘무게’를 보존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명복을 빕니다” 상투적 말에 담긴 마음
박 활동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다. 박 활동가는 아카이빙을 시작하면서 ‘Rest In Peace’ 같은 흔히 쓰는 표현들이 담긴 메모가 많은 것을 보고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박 활동가는 스스로 추모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참사 현장에 선 순간에 왜 그런 메시지가 많은지 알 수 있었다. 박 활동가는 “내가 쓰려고 하니 5분 동안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며 “상투적으로 보이는 말 아래 어떤 마음들이 있었을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와 양씨는 희생자의 유가족이나 지인이 남긴 메시지가 가슴에 박혔다. “엄마의 꿈에 나와주세요” “혜리야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끝내지 못한 졸업 작품도 너무 멋졌어 230903” 같은 메시지를 여전히 기억한다. 생존자의 메시지도 아팠다. “먼저 구조받아 죄송합니다” “같은 자리 있었는데 살아남아서 미안해요. 열심히라는 말이 맞을지 모르지만 살면서 기억할게요” “불과 몇분 전 제가 지나갔던 거리라서, 그 숨 막히는 느낌을 느껴서 얼마나 힘드셨고 고통스러웠을지 공감합니다” 등의 메시지였다.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공무원이 남긴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서 경찰의 길을 선택했지만 어떤 도움도 드리지 못해 한없이 죄송하다”는 글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기억담기 활동을 한 이들은 아카이빙 된 메모지를 “물성이 있는 추모 기록”이라고 부른다. 추모 메시지는 총 3만여건이다. A4 종이에 4~5개씩 붙여 200장씩 보관한 서류 보관함이 24개가 넘는다. 온라인 뉴스에 달린 악성 댓글과는 달리 인간성이 가미된 기록들이다. “네 잘못이 아니다. 우리의 잘못이다” “다시 이런 세상에 놀러오지 말아요. 오고 싶다면 세상을 바꿔놓을게요” 같은 기록을 보면 희망을 느낀다고 했다. 정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서 참사의 기억이 옅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참사 현장에 있던 3만여개의 추모 기록 아카이브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추모했는지 체감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모의 마음, 무게로 남기다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발생 다음해인 2023년 3월부터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시민 169명이 참여 신청을 했다. 35명은 여러 번 참여했다. 초기에는 월 2회 메시지를 모아서 문화연대 사무실에 보관만 했다. 그러다 어떻게 기록으로 남겨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메시지를 내용에 따라 일반 추모 메시지, 생존자 메시지, 희생자·유가족 호명 메시지, 외국어 메시지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후 보존용 중성지에 겹치지 않게 메모지를 붙여 10·29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 공간 ‘별들의집’에 보관했다.
기억담기에 참여한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추모의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비건을 지향해서 이태원에 자주 갔었다”며 “참사 현장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을 보면서 함께 슬퍼하고 싶었는데, 아카이빙에 참여할 여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도 “참사 후 무력감을 느꼈지만, 유가족을 돕는 직접적인 활동은 막중하게만 느껴졌다”며 “추모 기록을 보존하면서 간접적으로라도 유족을 도울 수 있고, 무력감도 떨쳐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추모 글귀를 남긴 메모지는 시민들의 마음만큼이나 무겁게 다가온다. 따라서 아카이빙은 시민들이 남긴 추모의 무게를 남기는 일로 느껴졌다. 비에 젖거나 찢어진 메모지는 그들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박 활동가는 “손상이 심해 자국만 남은 메모는 따로 손글씨로 최대한 복원했다”며 “비를 맞은 메시지는 얼려서 습기를 제거하기도 하고, 곰팡이로 덮인 메모는 긁어내서 메시지를 최대한 잘 보이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는 보관했던 기록을 한 장 한 장 스캔해서 모두 이미지로 만들었다.
시민대책회의는 공론장 플랫폼 ‘빠띠’와 함께 스캔한 기록을 텍스트로 만들고 있다. 스캔한 메시지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광학 문자 인식(OCR) 과정을 거친 다음 온라인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오탈자를 교정했다. 이렇게 해서 2만1000여건이 디지털 텍스트로 다시 태어났다.
3주기를 앞두고는 참사 현장과 별들의집을 찾은 시민들이 다시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시민대책회의는 올해 생긴 추모 기록도 모을 예정이다. 박 활동가는 “모든 메시지에 시민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전자화해서 공개할 생각”이라며 “텍스트 데이터로 만드는 게 끝나면 사회적 자원으로서 학술연구 등에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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