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이혼변호사 [여성은 ‘우울’을 먹고 자란다]“딸이니까” “여자라서”…내가 나인 게 문제라면 뭘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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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2-23 16:31 조회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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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청년의 우울은 쉬이 성인기에 겪는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이해되곤 한다. 그러나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우울의 원천을 아동·청소년기 기억에서 찾았다.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실명과 활동명, 익명이 섞여 있다.
A씨의 아버지는 가부장적이고 외도를 일삼았다. 안방에선 매일같이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 비명 소리,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로 눈을 부라리던 얼굴과 부엌 바닥에 남은 칼자국”은 A씨의 어린 시절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남았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28명 중 A씨처럼 아동·청소년기 가정에서 정서적·물리적 폭력을 경험한 이는 13명이었다. 이들은 가정 내 갈등을 완화하고 가족의 감정을 관리하는 ‘딸’로서의 역할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A씨, 규영(32), 여름(33)은 부모와 친척에게서 “네가 딸이니 애교를 부려 분위기를 풀어라” “착하게 굴어야 한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
남동생이 있는 노을(32)은 어머니로부터 “집안의 기둥은 남자다”란 말과 “엄마가 없을 땐 네가 엄마다”란 말을 동시에 들으며 자랐다. B씨(32), 수빈(20)도 “장녀로서 뭐든지 열심히 하고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컸다. ‘가족을 돌보는 딸’이란 요구는 여성의 교육·고용이 점차 확대되던 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시기와 맞물리면서 ‘성과를 내는 자식’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C씨(25)는 “맏이가 아들이어야 했는데 딸이라서 나는 ‘가성비 좋은 자랑거리’가 돼야 했다”고 말했다. D씨(32)는 “중학교 때부터 새벽 버스를 타고 학원을 다녀야 했고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역할을 통제하는 말들은 태도·능력에 그치지 않고 외모·성격·진로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빈은 중학생 시절 운동을 배웠고 머리 길이가 짧아 주변으로부터 “여자애가 왜 그러냐”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다. “여자애가 무슨 운동이냐”(E씨·23), “여자애가 조신해야지”(F씨·30), “여자는 시집가서 애 낳는 것이 할 일”(G씨·30대 초반), “여잔데 왜 안 꾸미냐”(H씨·29), “여자는 허벅지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안 된다”(노을)는 말들은 여성이 입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통제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 적 없는 기억”(규영), “괜찮다고 말해준 사람이 없었던 기억”(B씨)은 ‘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과도한 완벽주의를 낳았다. 여성들은 작은 실패도 ‘내가 모자라서’ ‘내가 게을러서’란 말로 자책했다. 이러한 강한 자기혐오는 자해·자살 충동으로 이어졌다. 여성들은 ‘충동이 오는 순간’을 설명하며 “모든 문제의 시작이 나라서”(노을), “나는 보잘것없는 쓰레기니까”(A씨),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해서”(J씨·34) 등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자기혐오감을 고백했다.
뉴스 속 ‘피해자’ 모습에서 내가 보였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통계를 보면 성폭력 범죄는 7년간(2015~2022년) 32.6% 증가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는 2.5배로 늘었다. 10년간(2013~2022년)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90% 이상은 여성이었고, 20~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폭력 피해 경험은 여성의 우울을 증폭시켰다. 청소년 때부터 자살 충동을 겪은 멍(22)은 성폭력 피해를 겪은 뒤 “더러운 몸에 갇혀 있는 느낌, 여기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층 더 복잡하고 강렬한 충동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지하철이나 공연장 등 남성과 조금이라도 몸이 닿는 공간에 가면 속이 울렁거리고 눈물이 쏟아지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도 겪었다. 자유별(35)은 “매일 역겨운 감정을 안고 살아왔고 가해자를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자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모·성격 등을 통제당하며 형성된 낮은 자존감은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를 겪은 뒤 자신을 탓하도록 만들었다. “널 좋아해서 괴롭히는 거야”(K씨·23), “여자니까 피해자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L씨·24) 등 여성의 피해를 축소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말들을 들어온 여성들은 자신이 겪은 피해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M씨(36)는 데이트폭력을 행사한 남성 애인과 헤어진 뒤 자신을 탓하며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내가 예민해서”(윤·28), “내가 모자라서”(H씨) 범죄를 겪었다는 생각은 자기혐오와 더 깊은 우울로 이어졌다.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은 여성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 28명 중 18명은 성범죄·성차별의 일상적 위협이 우울의 원인 중 하나라고 답했다. N씨(25)는 “여성 상대 범죄 뉴스를 보면 내 일처럼 느껴져서 일상을 살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제 내 가슴에 칼이 꽂혀도 세상이 보호해주지 않을 것 같을 때”(O씨·25), “여성이 성범죄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통계를 볼 때”(P씨·10대) 여성들은 피해자의 자리에 자신을 겹쳐 봤다.
여성 청년들은 노동환경의 성차별에도 무력감을 느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꾸준히 높아져 2023년 54.1%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성별 임금격차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 3월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61.1%)이 승진·배치에 성별 격차가 존재한다고 인식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76.5%가 ‘격차가 있다’고 답해 남성(48.6%)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 청년들은 학교에선 성평등 교육을 받고 가정에선 ‘성취’를 강요받으며 자라왔다. 이로 인해 평등 의식과 능력주의가 내면에 자리하게 됐지만 현실은 이러한 인식과 괴리가 컸다. “이공계열 국제학회 발표를 앞두고 ‘여자라 불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C씨), “임용을 준비하는데 남성이라는 이유로 면접관들이 더 좋게 봐준다는 얘기를 접했다”(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은 차별을 목격하거나 겪었다.
반복된 폭력과 차별 속에서 형성된 우울감은 여성들의 존재 근거를 흔들었다. “SNS에 우울하다는 글을 쓰면 성인 남성들이 연락해오는 것을 보고 ‘사람’이기 전에 ‘여자’로 받아들여진다는 무력감을 느꼈다”(Q씨·17), “여성이라는 것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 죽고 싶어진다”(멍), “반복된 성범죄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자유별) 등 구조적 성폭력·성차별은 ‘여자라서 죽고 싶다’는 정서로 이어졌다. 차별과 폭력이 과거의 상처에 머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진다는 사실에서 여성들의 우울은 깊어졌다.
가랑비 같은 우울은 파도가 됐다
우울은 여성의 삶 전반에 서서히 스며들며 균열을 만들었다. “너무 다양한 일을 겪어 어느 하나를 원인으로 꼽기 어렵다”는 G씨의 말처럼, 여성의 우울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구조적·사회적 경험과 깊이 얽힌 복합적인 현상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여성 청년의 우울을 사회가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찬호(19)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정과 사회에서 들은 말과 당한 행동들은 자아에 타격을 주기 마련”이라며 “여성 청년들이 많이 죽는 건 구조적 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규영은 “‘여성다움’ ‘남성다움’으로 억압당하면 남성과 여성 모두 우울할 수 있다”며 “다만 여성이 겪는 차별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것이 우울과 자존감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자신의 삶에 우울이 파고든 과정을 “가랑비에 젖는 모습”(L씨), “파도가 바위를 깨트리는 모습”(B씨)으로 비유했다. 가랑비에 젖지 않기 위해, 파도에 부서지지 않기 위해 여성들은 결국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F씨의 말이다. “우리가 학교와 직장에서 듣고 경험하는 부당한 일을 개인의 민감함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떤 문제든 직면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제 직면할 시간입니다.”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가 22일 방송을 끝으로 7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배우 박원숙, 홍진희, 황석정, 가수 혜은이로 이루어진 ‘사공주’는 가족사진을 촬영하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늘 동생들의 사진을 찍어주느라 ‘사진사 박씨’라고 불리던 박원숙도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선다.
박원숙은 “최근 체력적 한계로 ‘같이살이’가 고되게 느껴졌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열정은 여전하지만, 세월 앞에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내년 1월부터는 배우 황신혜를 주축으로 한 <같이 삽시다-신혜타운>이 방영될 예정이다.
혜은이는 힘든 시간 동안 버팀목이 되어준 박원숙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길 같은 시간을 지나 이제는 꽃밭을 걷는 것 같다”고 감사를 표한다. “평생 혼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홍진희는 함께 병원을 찾았을 때 기꺼이 보호자가 되어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7년간 배우 최불암, 강부자, 박신양 등 164명의 게스트와 함께한 순간들도 되짚어본다. 박원숙은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끝인사를 건넨다. 오후 8시30분 방송.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취임 첫해는 그야말로 ‘최악의 해’였다. 이란의 주요 동맹 세력 수장들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최고 사령관들의 잇따른 암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과 핵 시설 파괴에 더해 나날이 악화하는 경제난과 전례 없는 가뭄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의 악재 속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공개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7일 ‘학생의 날’을 기념해 열린 연설에서 “누군가 할 수 있다면, 제발 나서 달라.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료들과 가진 회의에서도 정부가 “꼼짝달싹 못 하는, 막다른 길에 처해 있다”며 “취임 첫날부터 재앙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으며, 그것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겪는 문제들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잘못이 아니라 이란이 자초한 결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패와 파벌 간 갈등, 수십 년에 걸친 정부의 재정 지출 관행이 오늘의 위기를 낳았다며 “문제는 우리 자신이다”라고 말했다.
이달 초 지방 주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중앙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하고 각자 문제를 해결하라”며 “대통령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무력감을 토로하는 발언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다. 이란 정치권에서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시점에 정부를 약하고 무능하게 보이게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보수 세력들은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란의 방송인 겸 앵커 알리 지아는 “페제시키안은 정부를 통치하지 않고 있다. 자동조종 장치를 켜놓고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주요 국가 사안에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란의 정치 구조 속에서 대통령은 외교와 국내 정책 일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한적 권력을 갖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 모두 같은 조건에 처했지만,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처음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역대 이란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집권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당일,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테헤란에 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됐다.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수뇌부와 핵 과학자 등이 사망했고, 이란 핵시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서방의 경제 제재는 이란의 숨통을 죄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과 금융 시스템을 겨냥해 제재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유엔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기로 했다. 제재 완화를 위한 미국과의 핵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이란 리알화는 폭락했으며, 식료품 가격은 급등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60%에 달한다고 전한다.
게다가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속에 심각한 물 부족으로 단수 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에너지 부족으로 전력 공급도 원활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솔직하게 무기력함을 털어놓는 것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하마드 알리 압타히 이란 전 부통령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라며 “진실을 숨기고 기대감을 높인 다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평했다.
영국 국제정책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이사 사남 바킬은 “이란은 현재 국내적으로도, 미국과의 대치 상황에서도 마비 상태에 빠져 있다”며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좌절감을 표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자신이 처한 제약과 한계를 지적하며 정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이란 개혁파 수장 아자르 만수리는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통치하는 것은 더는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아미르 호세인 칼레기는 “외교 정책에 중대한 변화 없이는 국내 문제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정국 불안을 우려해 페제시키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연설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에 대해 “근면하고 명예로운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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